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2대2 트레이드의 당사자들인 KIA와 SK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트레이드의 핵심들이었던 송은범(29, KIA)과 김상현(33, SK)의 부활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KIA와 SK는 지난 5월 6일 송은범·신승현과 김상현·진해수를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최근 몇 차례의 트레이드가 있긴 했지만 이처럼 굵직한 선수들을 바꾸는 트레이드는 흔치 않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네 선수가 모두 즉시 전력감이라 양팀의 예상 손익 계산도 분주하게 이뤄졌다.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핵심은 역시 송은범과 김상현이었다. 불안한 불펜에 공사가 필요했던 KIA는 전천후 투수인 송은범을 키 플레이어로 점찍었다. 올해를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송은범을 데려온 것은 말 그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KIA의 승부수였다. 이호준의 이적 이후 4번 타자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던 SK도 힘 있는 장타자 김상현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대만큼의 효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송은범은 이적 후 11경기에서 2패4홀드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 중이다. 3할3푼3리의 피안타율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 정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재활 탓에 시즌 출발이 늦었던 이유가 크다. 송은범은 전지훈련 막판에야 공을 던지기 시작해 시즌 전까지 충분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이 여파가 시즌 초반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현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상현은 SK 이적 후 22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를 기록 중이다. 타율만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기대했던 장타가 모자란다. 홈런은 이적 후 첫 경기에서 터뜨린 후 아직 무소식이다. 최근에는 부담감까지 겹치며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 모습이다. 김상현은 급기야 6일 마산 NC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트레이드 이후 성적이 더 떨어졌다. 5월 5일까지 17승8패1무(승률 .680)로 선두를 달리던 KIA는 그 후 6일까지 7승16패(.304)를 기록하며 6위로 내려앉았다. 11승12패1무(.478)로 5할 언저리에 있던 SK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트레이드 후 9승13패(.409)로 7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팀이 큰 기대를 걸었던 두 선수가 자신의 몫을 해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선발 투수들의 기세가 지난해보다 못한 KIA에서 송은범은 조기에 투입시킬 수 있는 믿을맨이 되어야 한다. 다른 불펜 투수들에게 미칠 긍정적인 효과까지 생각하면 비중이 크다. 몸 상태만 올라오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투수다. 그 시점이 관건이다.
집단 난조에 시달리고 있는 SK 타선에서 김상현의 몫 또한 엄청나다. SK는 한동민이 부상으로 빠졌고 박정권이 부진해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약해졌다. 이재원도 아직은 적응기가 필요하다. 김상현의 장타가 살아나야 3번 타순에서 고군분투하는 최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과연 두 선수가 트레이드 손익 계산서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달을 적응기로 생각하면 지금부터가 시작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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