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어느 순간 싸가지 없는 애가 돼 있더라" 눈물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6.08 00: 10

가수 이효리가 성공만을 위해 달렸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속상함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7일 방송된 SBS '땡큐'에서는 이효리, 이지연, 예은, 임순례 감독이 '여자라서 땡큐'라는 주제로 '땡큐 콘서트'에 참여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효리는 "나는 좋고 싫음을 명확하게 얘기했던 여자로 모두 '네'라고 할 때 '아니다'라고 말하는 나쁜 여자였다"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시키는대로 따라하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걸 늘 하고 싶었던 걸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했더니 난 항상 문제아였다. 왜 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치마 짧게 입고 그러냐고 했다"며 "그래서 '나는 문제아인가', '나쁜 사람인가라는 생각했다. 돌이켜 보면 나쁜 게 아니라 다 똑같이 만들려고 하는 사회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효리의 이러한 성격은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광고주나 방송에서 원하는 이미지와 모습을 그대로 하지 않았고 결국 나쁜여자로 찍혔다.
이효리는 "어느 순간 내가 나쁜 여자가 돼 있더라. '쟤는 싸가지가 없는 애', '싹수가 없는 애'로 여겨지기도 했다"며 "그래서 졸려도 졸리다고 안하고 배고파도 배고프다고 하지 않았다. 정말 성공하고 싶었다. 그러면 모든 게 잘 될거라고 생각했다. 20대에는 성공, 돈, 일을 쫓았다. 그 누구도 '너가 힘들면 쉬어도 돼'라고 안했다. 넌 그대로도 괜찮아라고 해주지 않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같은 상황은 이효리를 더욱 압박했다. 이효리는 "주변에서 채찍질 하고 너가 성공해서 가족들도 너가 보살펴야 하고 더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다. 대중들이 봤을 때 성공한 가수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내 일을 즐기기보다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며 "갈수록 압박감이 있었고 더 잘하고 못하는 나 자신을 탓했다. 그리고 주변에서 '잘한다', '예쁘다'고 하지 않고 '너 그것밖에 못해', '왜 라이브를 못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털어놓았다.
이효리는 "성공했지만 허전하고 불만스러웠다. 내가 나와 절교하듯 대화하지 않았다. 내가 뭘 할 때 행복한지 스스로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후 앨범표절 사건 터지고 본의 아니게 공백기를 가졌지만 이 시간은 이효리에게 큰 선물을 선사했다. 이효리는 "지난 앨범이 표절 사기 사건에 휘말려서 3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뭐가 행복한지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내가 동물을 좋아하니까 동물보호에 나섰다. 그리고 남의 곡 받아 사기 당하느니 내 노랠 써보자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3년이란 시간이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지금 내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다. 나를 하나하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다"며 "여러분에게 이런 말 한번 해드리고 싶었다. 지금도 너무 괜찮다고. 나한테 아무도 그런 말을 안해줬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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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땡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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