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이승엽 대신 할 3번 타자는 없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6.15 16: 08

결초보은(結草報恩). 은혜가 사무쳐 죽어서도 잊지 않고 갚는다는 뜻.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추구한다. 사령탑 첫해 유행어처럼 번진 '나믿가믿'(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에서 알 수 있듯 한 번 선수를 믿으면 끝까지 간다.
류 감독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부진의 늪에 빠졌을때도 줄곧 3번 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언젠가는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이승엽은 14일 마산 NC전서 2-4로 뒤진 5회 1사 만루 찬스에서 NC 선발 찰리 쉬렉의 4구째 직구(148km)를 잡아 당겨 우측 펜스를 넘기는 110m 짜리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시즌 5호이자 개인 통산 350호 홈런. 이승엽은 5회 우월 만루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6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승엽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류중일 감독님께 가장 감사드린다. 부진할때 타순을 바꿔 달라고 말씀드렸지만 변함없이 3번 타자로 기용하셨다. 부담감이 컸지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컸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승엽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 류 감독은 1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주변에서 이승엽의 타순을 뒤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5번은 몰라도 6번 이후는 내가 용납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만약 이승엽이 빠진 3번 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류 감독은 "채태인과 박석민이 대체할 수 있겠지만 왔다 갔다 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이승엽에 대한 한결같은 믿음을 보였다.
이어 그는 "이승엽 때문에 이긴 경기가 훨씬 더 많다. 예전에 1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이승엽이 한 방을 터트려 3-0으로 쉽게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의 개인 통산 350홈런은 류 감독의 믿음 덕분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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