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죄다 비밀 감춘 사람들..숨막히는 즐거움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6.19 07: 55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차영훈)의 큰 키워드 중 하나는 '비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비밀을 감춘 이중적인 사람들이다. 비밀스러운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그려내는 이 미스터리한 행보가 어떤 식으로 풀릴지, 퍼즐의 조각을 맞추는 것이 시청자들의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우선 남자주인공 한이수(김남길 분)는 비밀스러움의 결정체다. 그는 사고로 얼굴 전체를 성형하게 되는 '페이스오프' 수술을 받은 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일당들을 위해 복수의 칼날을 간다. 그 와중에서 원수의 자식을 사랑하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폭발시킨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도 당당히 나서지 못하고, 그리운 가족 앞에서도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는 그는 비밀의 열쇠를 쥔 채 주위 사람들을 흔든다.
18일 방송에서는 일본을 방문한 조해우(손예진 분)가 죽은 줄 알았던한이수의 생존 사실을 알게 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렇기에 해우가 언제 그의 비밀을 알게 될지가 관건이다.

이하늬가 분한 장영희 역시 미스터리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주인공의 조력자인지 방해물인지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7년전 과거 장면을 통해 이재구(요시무라 준이치로 역)의 과거 관계가 드러나며 왜 장영희가 그를 위해 일하는지가 드러났다.
그가 요시무라 준이치로를 도와 한이수의 감시자가 된 배경이 드러나며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그녀의 정체에 대한 미스터리가 일부 풀리게 된 것. 하지만, 또 다시 홀로 깊은 생각에 잠긴 장영희의 모습이 그려지며, 한이수와는 어떤 관계이고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시청자의 관심을 높인다. 그렇기에 조해우와는 다른 캐릭터로 여자주인공간에 어느 정도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다. 또 요시무라 준이치로 역시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다.
이정길이 분한 조상국은 비밀을 가장 흉악스럽게 감춘 인물로 음모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 이수를 덤프트럭으로 치어버린 그는 조의선(김규태 분) 뒤에 숨어 명망 높은 인물 행세를 한다. 지난 방송에서는 빼앗아 온 서류에서 치명적인 내용이 적혀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 페이지가 비는 이유를 알게 된 후 흉악한 이빨을 드러냈다.
특히 조상국은 이수의 핏자국이 선명한 서류를 들고 당황하는 것이 아닌, 너무나 태연하게 어딘가에 전화를 해 악마 같은 본래의 표정을 드러내 긴장감을 높였다. 그의 비밀이 수면에 떠오르는 것이 이 드라마의 큰 줄기다.
해우와 그녀의 조력자인 형사 변방진(박원상)은 극 중 비밀스럽게 사건을 풀어나간다. 윗선의 압박으로 비공식적으로 이수의 사건을 조사하는 이들은 커다란 퍼즐 속에서 시청자들의 길잡이가 돼 준다.
'상어'는 진짜 악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을 보여주는 작품. 우리역사바로잡기 연구회의 강희수 교수 살인 사건 등 독립운동가 집안으로 알려지며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물론 여주인공에게도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가장 커다란 반전을 가지고 있는 이 드라마는 비밀을 진실로 풀어가는 과정이고, 이것을 얼만큼 개연성 있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느냐가 시청자들을 유입할 수 있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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