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릎팍’ 김제동이 보여준 강호동 견제의 즐거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21 08: 05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MC인 김제동인 경쟁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게스트 섭외 싸움을 하는 MBC 토크쇼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일일 패널로 나서 침체에 빠진 프로그램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갔다. 김제동의 예상치 못한 대활약은 앞으로 새로운 패널로 합류하며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이수근과 장동혁에게 안전장치가 됐다.
김제동은 지난 20일 방송된 ‘무릎팍도사’에서 절친한 가수 윤도현이 게스트로 출연하자 유세윤의 하차로 공석이 됐던 일일 패널로 나섰다. 스스로도 ‘힐링캠프’ 제작진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으면서 출연을 했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일일 패널 출연은 위험부담이 있었다.
SBS ‘야심만만’을 함께 진행하며 오랜 호흡을 맞췄던 강호동과의 친분, 윤도현을 3분 만에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두터운 관계 때문에 출연했지만 사실 ‘무릎팍도사’와 ‘힐링캠프’는 게스트 섭외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출연 자체가 부담이었을 게다. 그런데 김제동은 이런 부담감을 안고도 단 1회의 패널 출연만으로도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

김제동은 MC 강호동과의 오랜 진행 호흡을 바탕으로 끊임 없이 견제를 했다. 강호동이 첫 사랑 집에서 변기가 막히는 참사를 겪었다고 고백을 하자 “이제는 대용량 변기를 사용할 것 같다”고 깐족거리거나, 강호동이 민감해하는 가정사나 과거 연애사 개그로 분노를 유발하기도 했다. 모두 서로에 대해 속속히 알고 있는 친분 때문에 발생하는 웃음이었다.
능수능란한 MC인 강호동은 김제동의 끊임 없는 태클과 독설에 발끈을 하거나, 자체적으로 편집하는 의미의 뜸을 들여 그의 견제를 웃음 코드로 활용했다. 이날 김제동이 재치 넘치는 시비를 걸면 강호동이 반격을 하고, 강호동이 딴죽을 걸면 김제동이 받아치는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과정 속에 나오는 재미는 상당했다.
더욱이 김제동이 강호동의 멱살을 잡거나 강호동이 김제동에게 “재미를 위해 가정사나 2002 월드컵을 건드리지 말라”고 위협하는 장면은 야밤 시청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하는 장면이었다.
강호동은 운동선수 출신으로 힘이 넘치는 진행, 출연자들과의 팽팽한 기싸움으로 재미를 안기는 MC다. 때문에 어떻게 견제를 하면 즐거움을 뽑아낼 수 있는지 누구보다 알고 있는 김제동의 패널 출연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릎팍도사’가 나아가야할 길을 보여줬다. ‘무릎팍도사’는 오는 27일 방송부터 강호동의 남자라고 불리는 이수근과 그와 절친한 사이인 장동혁이 새로운 패널로 합류한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강호동과 톰과 제리 구도를 형성하며 견제의 즐거움을 안겼던 이수근이기에 김제동 못지않은 큰 웃음 활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동혁은 이수근과 KBS 2TV ‘개그콘서트’ 등을 통해 호흡을 맞춰왔던 터라 그야말로 웃음의 삼각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갑작스러운 ‘땜빵’ 카드로 내세웠던 김제동으로 의외의 수확을 건진 ‘무릎팍도사’가 김제동의 해답 제시에 힘입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과연 바닥을 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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