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마음 움직인 러시아에서의 5개월, 그리고 韓 선수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6.26 06: 59

"5개월간 러시아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한국 선수들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한국 축구 선수들이다."
홍명보호가 공식 출범했다. 홍명보 신임감독은 25일 파주 NFC(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발을 알렸다. 24일 대한축구협회 선임 발표후 당일 저녁 귀국한 홍 감독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러시아 안지에서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무르던 홍 감독은 장고 끝에 A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홍 감독 선임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너무 이르다'는 것이 우려 섞인 이야기의 대부분이었다. 그 중 상당수는 협회가 홍 감독에게 강압적으로 감독직을 제안했고, 홍 감독은 이를 고사해왔으나 어쩔 수 없이 수락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축구협회는 더 좋은 제안을 했다. 그러나 내가 2년을 말했다. 그리고 왜 고사설에 대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고사를 했다는 것은 없었다. 대표팀 감독이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할 위치는 아니다. 한다고 했으면 하는 것이고 안할것이면 안할 것이라고 말했을 것이다"며 이러한 '강압설', '고사설'을 부정했다.
홍 감독은 "지금까지 3번의 대표팀 감독직 제의를 받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제의 때는 올림픽 대표팀을 맡고 있었다. 그렇다고 세 번째는 할 일이 없어서 맡은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이 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는지 이유를 설명했다.
홍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것 중 하나는 러시아에서의 경험이다. 은사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안지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로 5개월을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결코 짧지만은 않은 그 기간 동안 홍 감독의 마음에 강하게 와닿은 것은 한국 축구 선수들의 뛰어남이다.
"안지에는 11개국 선수들이 같이 팀을 이루고 있는데 선수들을 관리하고 컨트롤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문을 연 홍 감독은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경우 훈련 태도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상대를 존중하는 것들이 정말로 훌륭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한국 선수들과의 생활이 그리웠고,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놧다.
2009 U-20 청소년월드컵 8강,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일구며 한국 선수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나눈 홍 감독은 그 뜨거운 '하나됨'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던 셈이다. "나를 움직인 것은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라는 홍 감독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믿음직스럽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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