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승자 없다...‘일밤’ 부활과 ‘해선’ 추락 [상반기 결산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30 09: 56

올해 상반기 예능계는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밤’의 약진과 일요일 정통의 강호였던 KBS 2TV ‘해피선데이’의 부진이 가장 눈에 띄었다. 불과 6개월 전까지 꼴찌였던 ‘일밤’이 화려한 부활을 했다. 반면에 지난 6년여간 ‘1박2일’이라는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내세워 선두를 지켰던 ‘해피선데이’가 추락한 일은 일대 사건에 가까웠다. 
‘일밤’의 부활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MBC 예능프로그램의 수장인 원만식 예능본부장조차도 지난 해 말 올해 목표를 ‘일밤’의 부활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로 시청률 상승은 거대한 산이었다. 하지만 ‘일밤’은 새 단장 6개월 만에 단숨에 1위로 올라서며 MBC 예능 콘텐츠의 죽지 않는 경쟁력을 과시했다.
1988년 첫 방송을 한 ‘일밤’은 2008년 20주년과 동시에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8년 ‘일밤’의 상징과도 같았던 방송인 이경규가 프로그램에서 빠진 후부터였다.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오빠밴드’, ‘퀴즈 프린스’, ‘단비’, ‘오늘을 즐겨라’, ‘집드림’, ‘바람에 실려’, ‘룰루랄라’ 등이 2~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폐지됐다.

2011년 ‘나는 가수다 시즌 1’이 돌풍을 일으키며 6개월 정도 반짝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1박2일’이 버티고 있었던 ‘해피선데이’에 밀려 시청률 1위를 노리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 해 여름 노조의 파업을 이유로 외주제작사에게 프로그램을 맡겼다가 시청률 1%대라는 ‘보고도 믿지 못할’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파업 중에는 외주제작사가 제작한 ‘꿈엔들’과 ‘남심여심’이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되던 ‘무한걸스’가 잠시 ‘일밤’으로 옮겨왔지만 ‘무한도전’ 인기 특집을 베낀다는 욕만 시원하게 먹고 조용히 돌아갔다.
노조의 파업이 끝난 후 야심차게 내세운 ‘승부의 신’과 ‘나는 가수다 시즌 2’ 역시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면서 ‘일밤’의 흑역사는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대반전이 펼쳐졌다. 바로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아빠 어디가’가 방송 1달여 만에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쥐더니 이어 지난 4월에 등장한 ‘진짜 사나이’까지 상승세를 타며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를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한 것.
 
현재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10% 중후반대를 기록하며 경쟁 프로그램을 압도하고 있다. 높은 시청률과 자극적이지 않은 청정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호평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타와 스타자녀들의 여행기를 다룬 ‘아빠 어디가’와 스타들의 군체험을 관찰 다큐 형식으로 전하는 ‘진짜 사나이’는 인공적인 구성 없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당분간은 ‘일밤’의 일요일 예능 평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정통의 강자였던 ‘1박2일’이 시청률 침체라는 위기를 겪고 ‘남자의 자격’ 후속인 ‘맘마미아’가 일요일 시청률 격전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낮은 화제성으로 ‘해피선데이’가 추락하면서 ‘일밤’의 상승세는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여전히 ‘런닝맨’을 내세운 ‘일요일이 좋다’가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또 다른 코너인 ‘맨발의 친구들’이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일밤’의 독주에 걸림돌이 되지 못하고 있다.
SBS는 ‘런닝맨’이 여전히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버티고 있고, ‘맨발의 친구들’ 역시 끊임 없는 변화로 부진을 벗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해피선데이’의 추락은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해피선데이’는 현재 별다른 개편 없이 하락세인 ‘1박2일’을 방치하고 있다는 인상이 크다. 여기저기서 이 프로그램의 위기론이 나오지만 개편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때 국민 예능프로그램이었던 이 프로그램의 떨어진 위세는 신선한 구성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2013년 상반기 예능계는 '일밤'의 상승세와 '해피선데이'의 하락으로 인해 방송가에 다시 한번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일밤'이 수년간 침체를 겪을 때 타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이 승승장구 했던 것처럼 프라임 시간대 예능 판도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면서 "향후 일요일 오후 6시대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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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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