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한 달에 2만km 이동…지옥의 레이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16 06: 06

후반기 류현진(26,LA 다저스)의 등판 일정이 발표됐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 순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후반기 첫 3연전인 워싱턴 내셔널즈전에는 리키 놀라스코-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하고, 그 다음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3연전에는 류현진-크리스 카푸아노-리키 놀라스코가 나선다. 4선발로 후반기를 시작할 류현진이다.
다저스의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이 공개됨에 따라, 류현진의 향후 등판일정도 예측이 가능해졌다. 다저스가 계속 5선발로 후반기 로테이션을 운용한다고 가정하면 류현진은 총 13번 등판이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9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종료되는데 류현진은 홈 6경기, 원정 7경기에 출전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만약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류현진의 시즌은 더 늦게 끝나겠지만 실패한다면 올 시즌 류현진은 30경기 선에서 등판을 마무리지을 전망이다. 전반기에 7승 3패 116⅔이닝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후반기 10승 달성, 그리고 200이닝 돌파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류현진이 전반기의 성공을 후반기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력안배가 필수다. 전반기 막판 구속저하에 대해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강조한 류현진이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이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없을 수 없다. 특히 류현진은 한국에서 뛸 때 아무리 멀어야 400km를 이동하면 됐지만, 미국은 그 단위부터가 다르다. 홈 구장이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동부지역 구장으로 이동하면 최대 4000km까지 움직여야 한다.
아무리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더라도 류현진은 계속된 이동에 여독이 쌓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차라는 변수까지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시즌을 치를만한 체력이다.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도 "상위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량만큼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다행히 현진이는 현지 선수들과 비교해도 체격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증언하고 있다.
문제는 후반기 류현진의 일정이다. 이달 23일 토론토 원정경기에서 후반기를 시작할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 순서 상 토론토(원정)-신시내티(홈)-시카고(원정)-세인트루이스(원정)-메츠(홈)-필라델피아(원정)-레드삭스(홈) 전에 등판이 예상된다. 토론토 원정경기가 이달 23일, 그리고 레드삭스 홈 경기가 다음달 24일로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다면 류현진은 동부와 서부를 오가게 된다. 한 달동안 누적 이동거리만 해도 2만km에 달한다. 만약 등판일정이 조정된다고 해도 팀과 함께 움직여 이동하는건 마찬가지다. 후반기 한 달 스케줄이 류현진에게 핵심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매팅리 감독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후반기에는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를 올려 기존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된다면 류현진은 조금 여유있게 등판간격을 가지면서 체력관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안 그래도 전반기를 마친 류현진은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시기다. 여기에 그는 후반기 첫 한 달동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올스타 브레이크동안 운동도 하면서 후반기 지치지 않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류현진, 열흘이 조금 넘는 휴식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후반기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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