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공에 눈물짓는 롯데, 해결사가 안 보인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17 07: 36

롯데의 7월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던 롯데지만, 장마가 낀 올해 7월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반기 종료까지 이제 한 경기만을 남겨둔 가운데 롯데는 16일 현재 37승 34패 2무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4위와는 1.5게임 차, 전반기를 4강 밖에서 마치게 된 롯데다.
전력누수가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6월까지 치열하게 상위권 경쟁을 벌였다. 전력 이상의 성적을 올리면서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였으나 7월 9경기에서 2승 7패로 부진에 빠졌다. 특히 최근 4연패는 롯데의 순위를 4위 아래로 끌어내리고 말았다.
롯데의 최근 부진은 방망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안 그래도 시즌 득점 7위, 홈런 8위, 팀 타율 6위로 공격력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롯데는 최근 4연패를 당할 때 해결사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 김대우와 김문호의 활약, 그리고 정훈과 이승화의 재발견 등 타선에 힘을 불어넣는 선수가 꾸준히 등장했지만 이번 달에는 그러한 깜짝 스타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롯데 타선을 살펴보면 상대 투수에게 공포감을 심어 줄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팀 리딩히터 손아섭이 유일하게 타율 3할(.326)을 넘기고 있을 뿐이고 2할8푼대가 2명(전준우, 황재균), 2할7푼대도 2명(장성호, 정훈)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2할5푼대 이하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 분포를 살펴보면 무게감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다. 팀 최다타점인 강민호가 39타점, 박종윤이 38타점, 손아섭이 37타점, 전준우가 33타점, 황재균이 32타점을 기록 중인데 30타점대에 5명의 선수가 있는 팀은 롯데가 유일하다. 더불어 팀 최다타점 선수가 40타점을 넘기지 못한 건 롯데와 한화 둘 뿐이다.
주전 선수들의 타점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건 양날의 검과도 같다. 팀 타격이 호조를 유지하고 있다면 롯데 타선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마땅히 피할 타자들이 없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위압감을 보여주는 타자도 없다. 위기에서 큰 것 한 방, 그리고 높은 확률로 적시타를 쳐 줄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해결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득점권 타율도 긴 시간을 놓고 보면 결국 자신의 평균 타율에 수렴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최소한 한 시즌만 떼어놓고 본다면 팀마다 한 명씩 해결사는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롯데에서 득점권 타율이 가장 높은 전준우(.351)마저 타점은 33점에 그치고 있다. 주전선수 가운데 득점권에서 3할 이상을 치는 선수는 전준우가 유일하고, 그나마 박준서가 득점권에서 5할2푼의 타율로 막힌 곳을 뚫어주고 있을 뿐이다.
찬스에서 터지는 장타도 부족하다. 장성호가 16일 사직 LG전에서 동점 스리런을 날리긴 했지만 올 시즌 롯데의 홈런 가뭄은 오래가고 있다. 팀 내 홈런 1위인 강민호가 홈런 5개를 기록 중이고, 박종윤·김대우·황재균·손아섭이 각각 4개를 담장 너머로 날렸다. 팀 홈런은 30개로 8위, 그리고 팀 홈런 선두도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홈런을 기록 중이다.
결국 작년 스토브리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품안에 있던 새들을 놓친 롯데는 팀 공격력 저하라는 결과를 마주하고 있다. 후반기 추가전력도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주전 선수들이 후반기에는 반전을 이뤄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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