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전반기 성적은 100점 만점에 40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7.17 10: 56

기쁨보다 아쉬움이 짙었다. '국민타자' 이승엽(37, 삼성)은 16일 전반기를 되돌아보며"성적 그대로다. 프로는 성적이니까. 많이 부족했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타율 2할4푼7리(296타수 73안타) 9홈런 50타점 36득점.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예전 같으면 50타점이면 만족하겠지만 테이블세터가 찬스를 많이 만들었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전반기를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40점에 불과하다".
이승엽은 지난달 끝모를 부진의 늪에 빠졌다. 타율 1할8푼1리(83타수 15안타) 4홈런 14타점 6득점으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부진 원인이 궁금했다. 그는 "타격 자세가 많이 무너졌다.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전혀 모를 만큼 힘들었다. 고민도 많이 하고 훈련도 많이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역시 사람 마음 먹은대로 되는 건 없다"고 대답했다.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혀 아니다. 0.1%도 미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안 좋았을 뿐이다"고.
▲감독님의 무한 신뢰에 죄송할 뿐
이승엽의 타격 슬럼프가 길어질수록 '타순을 바꿔야 한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등 혹평이 끊이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 만한 선수가 어디 있냐"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에 이승엽은 "정말 너무 믿어주셔서 어떨땐 부담스러울때도 있었다"고 미소를 지은 뒤 "감독님께서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독려해주셨다. 나 역시 하루 빨리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나를 그렇게 믿어주시는데 해법을 찾지 못해 정말 죄송스러웠다. 그나마 전반기 끝날 무렵부터 조금씩 좋아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상 말하지만 프로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하루 빨리 제 모습을 보여줘야 몸과 마음 모두 편해진다는 생각 뿐이었다. 야구가 안될때면 잊어야 한다고 하지만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이달 들어 이승엽의 방망이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10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40타수 15안타) 2홈런 6타점 4득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점차 이승엽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팀이 원한다면 번트도 OK!
"가볍게 친다고 해야 할까. 장타력은 나이가 들면 떨어진다. 장타력을 살리기 위해 너무 세게 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아 오버 페이스했던 부분도 있다. 편하게 했어야 하는데 욕심이 앞서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달 들어 조금씩 느껴졌다. 스윙을 간결하고 가볍게 해야 한다고. 세게 치는 것보다 더 힘을 뺀다고 생각했는데 홈런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
이승엽의 후반기 목표는 무엇일까. "조금 더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3번이든 4번이든 타순은 내게 의미없다. 내게 찬스가 오면 최대한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선두 타자로 나설 경우 연결시켜주고 팀이 원한다면 번트도 댈 수 있다".
오로지 팀 승리에만 생각할 뿐. 그는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작년에는 압도적으로 치고 올라갔지만 2위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팀 플레이를 해야만 한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한국시리즈 3연패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의무이자 목표다. 2년 연속 정상에 올라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으니 올해 또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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