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전가드 부상’ 한국농구, 만리장성 넘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7.31 07: 39

한국농구가 2년 만에 만리장성을 만났다.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이 8월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다. 중국, 이란, 말레이시아와 함께 C조에 배정된 한국은 오는 8월 1일 오후 6시 45분(한국시간)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영원한 적수이자 지난 대회 우승팀 중국이다.
한국은 청산해야 할 빚이 있다. 양국의 A대표팀이 진검승부를 펼쳤던 것은 2011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국은 발목부상을 입은 양동근이 17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43-56으로 패했다. 믿었던 슈터 문태종은 극심한 슈팅난조에 빠져 6득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도 중국과 만나 71-77로 패한바 있다.

최근 한국이 중국을 이겼던 경기는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 결승전이었다. 당시 한국은 79-68로 중국을 잡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대표팀 멤버는 2진에 불과해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동아시아대표 중 아시아선수권에 뛰는 중국선수는 왕저린과 궈아이륜 두 명에 불과하다. 한국은 김종규, 이종현, 김민구가 뛰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중국이 우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 대회와 비교할 때 한국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중국대표팀의 현재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부동의 주전포인트가드 류웨이가 발목부상으로 최종선수명단에서 빠졌다. 중국은 24살의 천장화(188cm)가 주전가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천장화는 신장과 득점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포인트가드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시야와 패스능력이 떨어진다. 스피드는 양동근, 김선형 등 한국가드들이 낫다. 한국이 초반부터 천장화를 압박한다면 중국의 공격력과 높이의 우위를 크게 감퇴시킬 수 있다. 또 다른 가드 궈아이륜(20, 190cm)과 류샤오위(24, 191cm)도 신장은 좋지만 경험이 크게 떨어진다. 정통 포인트가드 부재는 중국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다.
 
호재는 또 있다. NBA출신 중국의 에이스 이젠롄(29, 213cm)은 허벅지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젠롄은 지난 주 뉴질랜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결장했다. 하지만 부상이 가벼워 한국전에서는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포인트가드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서 한국에 앞선다. 특히 주팡위(205cm), 쑨예(206cm), 왕시펑(198cm), 장보(198cm) 등 장신 스윙맨들은 한국이 막기 벅차다. 대표팀에 복귀한 노장 왕즈즈(34, 214cm)의 컨디션은 절정이다. 왕즈즈는 뉴질랜드와의 2차전에서 게임위닝슛을 터트리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을 꺾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예선에서 설령 지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조3위까지 결선라운드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C조에서는 중국, 이란, 한국이 말레이시아에게 3패를 안기고 2라운드에 진출할 것이 확실하다. 대표팀이 중국전에 지나치게 올인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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