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근 부천 감독, "결과만 아쉬울 뿐 내용은 항상 만족"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8.04 11: 26

"이제 올라갈 일만 남지 않았겠나."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둔 곽경근 부천FC 1995 감독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전반기 5승 5무 7패(승점 20)를 기록, 8팀 중 6위로 마감한 부천이다. 클래식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3위 광주(7승 4무 6패, 승점 25)가 사정권이라고는 하지만 클래식 직행이 가능한 1, 2위 경찰축구단(13승 1무  3패, 승점 40)과 상주 상무(9승 7무 1패, 승점 34)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성적.

하지만 동아시안컵 휴식기를 보내고 지난 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 18라운드 경찰축구단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곽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만족한다"고 말했다.
"시즌 전 우리 전력이 가장 좋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다"는 곽 감독은 "시즌 초반 너무 잘해서 사실 걱정했다. 잘하면 내려가기 마련이고 다른 구단들은 서로를 지켜보는 단계였다. 때문에 팀을 파악하기 시작하면 우리도 위기가 오리라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5연패 포함 6연속 무승 중이었다. 개막 2연전 포함 4라운드까지 1위를 달렸고 15라운드까지 3위권안에 들어 있었던 부천과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하지만 곽 감독은 지금이 부천의 현실이라고 했다. "넉넉하지 못한 팀 재정에 선수들도 젊고 어리다"는 곽 감독은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후반에 힘이 달리면서 자꾸 넘겨줬다. 그러면서 치고 나가야 할 때 주춤하면서 결과가 거듭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포기한 것은 아니다. 곽 감독은 "내년에 더 잘할 것이고 내 후년에는 더 발전할 것이다. 그만큼 젊은 선수들의 성장속도가 빠르다"면서 "그동안 클래식 팀을 만나서도 일방적으로 당한 적은 없었다. 경기 내용에서는 전혀 뒤질 것이 없었다. 선수들에게 항상 만족하고 있다. 다만 결과만 좋지 않았을 뿐"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곽 감독은 "무엇보다 공격 루트가 좋아 조금만 뒷받침 해주면 될 것 같다.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에는 한동안 스리백 대신 포백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전에서 부천은 전반기 내내 펼치던 스리백 대신 이후권-박재홍-김경민-전민관으로 짜여진 포백 수비 진용을 갖췄다. 이는 미드필드를 좀더 강화해 공격라인을 뒷받침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체력을 좀더 보강해 여름 동안 체력을 비축하겠다는 뜻이다.
박 감독은 부천에 대해 "앞으로 더 발전 가능성이 많은 팀"이라면서 "골 찬스에 비해 결정력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내년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1~2명 영입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공격지향의 재미있고 빠른 축구"라는 팀 컬러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곽 감독이다. 올해를 경험삼아 내년에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도 부천은 23세 이하 선수 8명을 선발로 내세워 선두 경찰에 맞섰다. 득점없이 비겨 승점 1점을 따내는데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5연패에서 벗어나 최강 경찰의 6연승을 저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다만 후반 37분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내줬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여러 면에서 경기 전 "결과만 아쉽다"던 곽 감독의 깊은 한숨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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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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