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든 패배든 원인 분석은 따른다. 그런데 패배시 특정 요인이 계속 밟힌다면 그 분석은 집요해지기 마련이다. 류현진(26, LA 다저스)에게는 낮 경기 징크스가 그렇다. 하지만 류현진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5패(12승)째를 기록했다. 5이닝 동안 5피안타는 사실 나쁜 성적이 아니다. 실제 2회부터 5회까지는 아주 큰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선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1회가 문제였다. 곰스에게 얻어맞은 3점 홈런이 뼈아팠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의 부진 원인을 다각도에서 짚고 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는 것이 바로 낮 경기 징크스다. LA 타임스는 경기 후 “류현진은 낮 경기와 저녁 경기의 성적 차이가 난다”라고 지적했다. AP통신 등 몇몇 언론에서는 류현진과 낮 경기를 직접적으로 연관 짓지는 않았으나 “뜨거운 태양 아래서 고전했다”고 묘사했다.
실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저녁 경기에서 9승3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했다. 하지만 낮 경기에서는 3승1패 평균자책점 3.55로 평균자책점이 다소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장타 허용도 많았다. 류현진은 18경기의 저녁 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포함, 낮 경기 7경기에서는 6개의 홈런을 맞았다.
우천 연기로 등판이 다음날로 밀려 낮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도 있었고 이번처럼 아예 낮 경기 편성이 예고된 경우도 있었다. 일정한 시간에 등판하는 한국프로야구와는 달리 메이저리그(MLB)는 중계방송이나 각 팀의 이동 사정 등에 맞춰 경기 시작 시간이 천차만별이다. 이날 다저스와 보스턴의 경기는 방송 관계로 오후 1시 5분에 시작하기도 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좀처럼 던져본 기억이 없는 시간대다. 리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현지의 시각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그런 여파는 없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변명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류현진은 25일 경기 후 “낮 경기에 대한 영향은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낮 경기라고 해서 준비 과정이나 몸을 푸는 것에 특별한 영향은 없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이날 1회 자신의 제구를 아쉬워 했을 뿐 몸이 안 풀린 것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음 등판이 유력시되는 31일 샌디에이고전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 10분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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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