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섭 맞힌 리즈, 세리머니 꼭 해야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9.08 19: 24

LG와 삼성의 주말 삼성 2연전.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고 불릴 만큼 양 팀 분위기는 치열했다. 그도 그럴것이 한 달 가까이 번갈아가며 1위에 올랐다 내려갔다 하는 두 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2연전 결과에 정규시즌 우승의 향방이 걸려있을 정도였다.
7일 경기는 삼성이 제압한 가운데 8일은 LG가 기선제압을 했다. 1회초 삼성은 선두타자 배영섭의 솔로포로 앞서 나갔지만 LG는 곧바로 1회말 정성훈의 역전 투런이 나왔다. 4회에는 박용택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탰다.
선발로 나선 리즈는 올 시즌 LG의 에이스다. 강속구를 앞세워 리그 탈삼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리즈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던 삼성은 6회초 김상수의 안타로 무사 1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선 배영섭은 홈런과 볼넷으로 앞선 타석에서 리즈를 괴롭혔던 타자.

배영섭 맞힌 리즈, 세리머니 꼭 해야했을까

리즈는 빠른공으로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로 배영섭을 압박했다. 그리고 4구, 리즈의 155km 강속구는 배영섭의 머리로 빠르게 날아갔다. 미처 피하지 못한 배영섭은 머리에 공을 맞고 쓰러졌다. 헬멧에 맞았다 하더라도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을 만한 강속구였다.
배영섭 맞힌 리즈, 세리머니 꼭 해야했을까
 
공에 맞은 뒤 배영섭은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누운 채 고통을 호소하던 배영섭은 근처 올림픽병원으로 긴급 후송, CT 촬영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주자로는 우동균이 투입됐다.
올해 리즈는 리그에서 타자를 가장 많이 맞힌 투수다. 빠른 공을 갖고 있지만 제구에 약점을 보이는 리즈는 올해 배영섭까지 모두 19번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고 했다. 3일 잠실 SK전에서는 최정을 맞혀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질 뻔하기도 했다.
리즈는 배영섭을 맞힌 직후 잠시 흔들리는 듯 마운드에서 연습투구를 잠시 했다. 그리고서는 정형식-박한이-최형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탈출했다. 문제는 그 다음 장면이다. 리즈는 두 주먹을 불끈 쥔 채로 펄쩍 뛰며 세리머니를 했다. 과연 그 세리머니는 꼭 해야했을까.
물론 위기를 넘겨 희열을 느꼈을 수 있다. 경기의 중요성도 높고 경기도 박빙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10분 전 타자의 머리를 맞혀 병원으로 보내버린 상황에서 세리머니까지 하는 건 삼성 벤치, 그리고 함께 야구를 하는 동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LG 벤치는 7회에도 리즈를 그대로 냈다. 리즈는 첫 타자 박석민까지 맞히고 말았다. 올 시즌 리즈의 20번째 몸에 맞는 공. 박석민은 마운드를 노려봤고 박근영 구심은 그를 달래 1루로 걸어나가게 했다. 결국 그제서야 LG는 리즈를 이동현으로 교체했다. 리즈는 교체 되면서도 미소를 띤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천만 다행히 배영섭은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CT 촬영결과 머리와 안면, 고막 모두 이상이 없고 정신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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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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