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과 '주장' 이현준의 변함없는 '다짐'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9.17 07: 01

"모래알로 돌아가는 일은 없습니다."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 가든 글로브 넥스트 레벨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마지막 연습 경기를 가진 SK는 문경은 감독과 주장 이현준간의 다짐이 있었다.
지난 2001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인천 신세기 빅스(현 전자랜드)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현준은 크게 주목받던 선수가 아니다. 전주 KCC와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 그리고 창원 LG를 거쳐 2011년 SK에 입단했다. 말 그대로 KBL서 잔뼈가 굵은 선수. 문경은 감독은 이현준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노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고 주장으로 낙점했다.

SK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고 주장 이현준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문경은 감독은 이현준에게 한 가지를 강조했다. '모래알 조직력'이라던 SK에 접착제가 되라는 말이었다.
그 결과 이현준은 올 시즌도 선수로 활약하게 됐다. FA로 풀렸지만 문경은 감독과 SK는 이현준에게 기회를 줬다. 물론 이현준이 주장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연습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면 스스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실시한다. 모든 훈련을 마치고 이현준은 숙소내 피트니스 센터에서 런닝머신 뿐만 아니라 나머지 훈련도 실시한다.
주장으로 그저 격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보여주겠다는 말. 이는 부상으로 전지훈련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훈련에 집중하는 주희정과 일맥상통하는 것.
마지막 연습경기를 마치고 문경은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훈련에 대한 소감을 말할 기회를 만들었다. 주장인 이현준에게 문 감독은 "팀이 올 시즌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겠나"라는 질문을 했고 이현준은 "조직력이 모래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고 강조했다.
항상 솔선수범하는 주장의 말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시즌 16년만에 얻은 정규리그 우승이 단순히 기량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선수들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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