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양현석 "천사표 이미지 부담스러웠다" [단독 인터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9.20 11: 03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SBS 'K팝스타'의 천사표 심사위원과 tVN 'WIN'에서의 냉정한 독설가로 이미지가 나뉜 것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양 대표는 "제 자식이 아닌 사람한테는 최대한 관대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제 자식한테는 최대한 독하게 행동한다. 그러다 보니 'K팝스타'와 '윈'에서의 제 모습이 너무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YG 패밀리 안에서의 제 역할은 잘하는 걸 칭찬하는 사람이 아니라 부족한 걸 채워주고 모자란 걸 지적해주는 것이다. 일부러 세게 상처를 줘서 굳은 살이 박히게 한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 정상의 아이돌로 성장한 YG의 간판 빅뱅 멤버들도 그동안 방송 프로 출연이나 인터뷰 등에서 "사장님에게 칭찬을 받은 기억은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양 대표가 신인, 아니 연습생을 대하는 자세는 더 엄하고 가혹하다. 그는 "'윈'에서는 단 두 팀이 배틀하지만 이들이 바깥에 나가면 경쟁자는 수백, 수천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강하게 키워서 내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WIN'은 YG 연습생 11인을 A팀(강승윤, 이승훈, 송민호, 김진우, 남태현)과 B팀 (B.I, 구준회, 김진환, 바비, 송윤형, 김동혁) 두 그룹으로 나누어 생존 배틀을 펼치는 리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승자는 바로 가요계 데뷔라는 달콤한 과실을 맛보지만 패자는 해체냐 기약없는 연습생 잔류냐의 쓴잔을 들게된다. 빅뱅 TV와 2NE1 TV를 성공시키며 아이돌의 탄생 및 성장 과정을 새로운 홍보 마케팅 기법으로 활용한 양 대표의 야심작이 바로 'WIN'이다.
양 대표는 "'윈'은 예전 '빅뱅 TV'에 비하면 엄청나게 진화한 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졌다. '빅뱅 TV'는 국내에서만 방송됐는데 '윈'은 해외 각국의 TV와 유튜브을 통해서 전세계 누구나 볼 수 있는 게 단적인 예"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이런 시스템 속에서 아이돌을 훈련하고 구성한다는 생생한 과정을 보여주는 게 '윈'이다. 그래서 K팝을 세계인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좋은 컨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의 대형 기획사 시스템은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쪽에서는 (아이돌을) 이렇게 혹독하게 연습시키지도 않고 그럴수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에서는 독하고 엄하게 아이돌 조기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아이돌이)만들어졌다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너무나 노래와 춤을 하고 싶어하는 기대주들 가운데 재능 있는 누군가를 .발굴하는 게 저희의 역할인 것이죠.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는, 아니 하기 싫은 천재에게는 어떤 가혹한 훈련을 시킨데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만들수 없는거죠. 저들이 하고 싶은 춤과 노래를 할수 있도록 우리가 판을 깔아주는 겁니다."
한국은 아이돌 그룹이 발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자양분을 갖추고 있던 셈이다. 유치원생부터 시작되는 학원 열풍 속에서 입시건 취업이건, 어느 쪽에서나 스파르타식 조기교육과 몰입을 당연시하는 세태가 굳어진지 이미 오래였기 때문. 예체능 쪽이라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예외일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게 한국만의 장점이고 경쟁력일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자체가 아주 어려서부터 억지로 (학업이나 입시 등에서)승부의 세계로 떠밀리다 보니 억지로 하는 게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 뛰어들었을 때는 진짜 열정적으로 열심히 하는 거예요.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독한 승부사들을 찾기 어려울 겁니다. 우리 말에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잖아요. 한국 아이돌은 해외 경쟁자들 입장에서는 진짜 매운 고추일 게 분명해요."
빅뱅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등장할 YG의 새 보이그룹을 뽑는 '윈'에 대한 양 대표의 애정은 깊고 진했다. "단순히 YG의 한 신인그룹을 띄우자는 목적이 아니다. 이제 한 기획사가 이 정도의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아니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도 강하게 작용했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가 "그동안 'K팝스타' 심사위원 때 쌓인 천사표 이미지가 다소 부담스러웠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배경이 여기에 있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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