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창원, NC 잡아놓은 물고기라 보면 큰 오산”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9.24 12: 42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창원시의 신축구장 입지 선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 신축구장 입지 변경을 주장했다.  
KBO는 먼저 그동안 창원시가 신축구장 규모 및 입지선정과 관련해 약속한 부분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증명 자료를 제시했다.
2011년 3월 창원시는 KBO에 보낸 ‘창원시의 프로야구단 지원 계획’ 협약서에서 신규야구장 건립 및 사용 지원에 대해 “전문가 및 시민의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할 것”이라 했고, 건립규모는 “수용인원은 30000석 정도, 사업기간은 2011년 6월~2015년 2월”로 명시했다. 야구장 건립 방안에 있어서는 “시민여론 및 공청회 등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신개념 구장 건설”이라고 하는 한편, 신규구장 지원 계획 부분에서도 “신규구장 시설 투자비는 NC 소프트가 미부담한다”고 했다.  

그러나 2012년 7월 20일자 공문에서 창원시는 신규구장 입지에 대해 “3단계로 과학적·전문적 평가에 의해 타당성 조사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며 이전에 밝힌 시민공청회·간담회·여론조사 등의 내용을 빼놓았다. 급기야 2013년 1월 30일자 공문에는 건립기간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KBO·NC와 협의하겠다던 입장을 변경, 일방적으로 준공시기를 2016년 3월로 바꿨다. 
결과적으로 창원시는 지난 9월 10일 창원시 정례 브리핑에서 관중석 규모를 22000석으로 합의 없이 축소하며 발표했고, 최종후보지 선정 또한 시민공청회·간담회·여론조사 등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지난 11일자 경남일보를 통해 “야구장을 25000석으로 짓는다면 NC 구단도 비용을 부담해야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현재 창원시는 진해에 새구장 건립을 확정지은 상태다.
창원시의 이러한 과정과 결정에 대해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창원시가 새구장 장소를 놓고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 심지어 NC 구단과도 논의 하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양 총장은 “NC는 올해 관중동원에 있어서 LG 두산 SK 롯데에 이은 5위다. 전통의 명문 삼성 KIA보다 많다. NC가 얼마나 통합 창원시에 기여하고 있는지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접근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야구가 다른 종목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게 아니다. 때에 따라 홈 6연전도 일어날 수 있다. 대중교통 등 접근성이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야구팬층은 점점 젊어지고 있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교생이 많다. 야구 끝나고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교통을 염두에 둬야만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총장은 “스포츠는 산업이다. 1년 365일 파크 개념이 도입되어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창원시는 최초의 흑자구단이 되겠다고 했었다. 그 말대로 최초의 흑자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장소가 중요하다. 고척돔의 가장 큰 문제도 접근성이다”며 “고척돔은 야구계의 의견이 방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장을 건립하다보니 문제가 생겼다. 혈세 낭비다. KBO는 야구장에 목마르다고 막 지어달라고 하지 않는다. 몇 군데서 돔구장 짓겠다고 했는데 구단을 정하지도 않은 상태서 돔구장 짓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양 총장은 “창원시에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다. 정말로 좋은 야구장이 좋은 곳에 지어지기를 바란다. 100만 창원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원한다”며 “진해구장에 야구장을 짓는 것은 차원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교통망 확충은 창원시민의 접근성보다는 대구 부산 시민의 접근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시가 KBO의 요청에 불응할 경우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쪽은 구장을 사용하는 NC 다이노스다. NC의 의견을 반영해서 리그 발전의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다”고 NC의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혹시라도 창원시가 NC를 잡아놓은 물고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수 있다”고 했다.  
관중석 규모가 축소된 점에 있어서는 “관중석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 관중규모는 얼마든지 합의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입지다. 진해에 3만석 야구장을 지으면 뭐하나. 사람이 오고가는 곳에 지어야 한다. 수용자수를 허가받는 것은 우리가 책임질 게 아니다. 창원시의 몫이다. 입지 조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8000석 지어놨다가 나중에 증축할 수 있도록 만들면 증축하면 되는 것이다”고 다시 한 번 입지 선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양 총장은 NC가 진해구장을 받아들일 경우를 놓고는 “해당 구단이 쓰겠다는 데 KBO가 말릴 수는 없다. 아쉬운 점은 홈팀 팬들만 즐기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요즘에는 원정 팬들도 KTX등을 이용해 야구장에 찾아온다. 그래서 입지가 중요하다. 어쨌든 KBO는 해당구단의 선택에 따른다”면서도 “NC가 진해구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극단적으로는 NC와 함께 다른 연고지를 찾을 수도 있다. KBO가 NC와 상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NC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양 총장은 “사실 우리는 세입자의 입장이다. 처음에 창원시장께서 청사진을 발표했을 때 ‘정말로 우리나라도 스포츠산업에 대한 이해를 가진 분이 나오셨구나, 메이저리그처럼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심대로 약속이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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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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