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테니스 희망' 이덕희의 '새 친구'는 세계 2위 나달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9.28 07: 18

한국 테니스의 희망 이덕희(15, 제천동중, 세계랭킹 891위)에게 라파엘 나달(27, 스페인, 세계랭킹 2위)이라는 든든한 '새 친구'가 생겼다.
둘의 인연은 각별하다. 지난 2006년 첫 연을 맺었다. 나달은 당시 로저 페더러와 함께 시범경기 차 처음으로 방한했다. 한국 테니스 유망주들과 만남을 가졌다.
유망주들 틈바구니 속에 꿈을 키우던 한 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이덕희다. 아주 짧지만 세계적인 선수 나달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특별한 인연의 시작이었다.

나달은 지난 4월 자신의 트위터에 "이덕희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글을 남겼다. 청각장애 3급의 장애물을 뛰어 넘어 성인 무대인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에서 포인트를 처음으로 획득한 이덕희의 스토리를 전해 들은 뒤였다.
특별한 연을 맺었던 둘이 지난 27일 한국에서 재회했다.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나달의 원포인트 레슨 행사 때였다. 이날 나달과 이덕희는 15분여 동안 랠리를 주고받으며 정을 나눴다.
나달은 "잘했다. 이덕희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음이다.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다. 레슨을 하는 동안 쉽게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난 어렸을 때 그러지 못했다. 즐기는 자세가 굉장히 큰 장점이다. 머지 않은 시기에 성인 무대에서 지켜보고 싶은 꿈이 있다"면서 "지금하는 것처럼 열심히 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나달은 이덕희의 주니어 랭킹이 26위고, ATP 랭킹이 891위인 것도 자세히 알고 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덕희도 화답했다. 그는 "나달과 랠리를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면서 "나달의 포핸드 회전 속도는 정말 빨랐다. 나도 그렇게 구사하고 싶다"라며 다부진 소감을 밝혔다.
나달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공식 기자회견서도 이덕희의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처음 이덕희의 스토리를 들었을 때 내 귀를 의심했다. 듣지 못한다는 핸디캡은 테니스에서 굉장히 불리하다. 강한 정신력을 통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는 나달은 "챔피언으로 가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장애를 이겨나가는 경험을 통해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지금의 노력과 열정, 겸손함으로 챔피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애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를 건넸다.
나달은 이덕희에게 개인적인 연락과 도움도 아끼지 않을 것임을 공표했다. "빠른 시일 내에 내년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이덕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그리고 보고 싶다"면서 "무엇보다도 계속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훈련 경험담과 내 코치진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찾아와도 좋다"고 힘을 실었다.
나달은 메이저 대회 정상에만 13번 오른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세계 정상을 꿈꾸는 이덕희에게 더없이 든든한 친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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