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주군의 태양', 홍자매·소지섭 시너지 통했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0.04 07: 27

개성 넘치는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와 아련한 감성의 배우 소지섭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연출 진혁)을 통해 까칠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홍자매와 소지섭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을 매력적인 '까도남'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 소지섭은 이 캐릭터로 로맨틱코미디까지 점령했고, 홍자매는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며 스타작가로의 입지를 굳혔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17회를 끝으로 종영된 '주군의 태양'은 홍자매스러우면서도 로맨틱코미디와 호러를 접목한 복합장르로 신선한 재미를 줬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소지섭은 '주군이 태양'으로 또 다른 매력,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평소 통통 튀는 매력의 캐릭터를 탄생시키기로 유명한 홍자매와 코믹연기도 멋있게 소화할 것 같은 소지섭이 만나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
'주군의 태양'은 귀신 보는 능력을 가진 여자 태공실(공효진 분)과 모든 인간관계를 돈과 연관해 계산하는 인색하고 까칠한 '재벌남' 주중원(소지섭 분)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마지막 회에서는 태양과 주군 등 총 4커플이 아름다운 결말을 맞았다. 1년 후 주군을 다시 만난 태양은 귀신을 보는 능력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주군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귀신을 보게 된 이유를 알아냈고, 결국 주군과 고시텔 옥상에서 데이트를 즐기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주군의 고모 주성란(김미경 분)과 남편 도석철(이종원 분)은 늦은 나이지만 아이를 갖게 됐고, 태양의 언니 태공리(박희본 분)와 이한주(이재원 분) 역시 커플이 됐다. 또 오매불망 '강우 바라기'인 태이령(김유리 분)도 오랜 속앓이 끝에 강우(서인국 분)와 연인으로 거듭났다. 

지난 8월 7일 첫 방송된 '주군의 태양'은 첫 회부터 1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줄곧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후 16~17%대 시청률을 유지해왔고,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16회가 19.7%의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지상파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낮아져 20%만 넘어도 대박 작품으로 꼽히는 만큼 '주군의 태양'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단연 소지섭이었다. 소지섭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코믹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꺼져"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냈다. 과거 첫사랑과 함께 납치사건에 휘말린 후 큰 상처를 입은 주군은 소지섭의 아련한 눈빛과 잘 어울렸고, 까칠하게 독설을 내뱉으면서도 종종 유치한 행동을 보여주고 서툰 진심을 내보이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재미를 줬다. 또 태양을 사랑하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 모습부터 마음을 고백하며 보여준 절박한 표정, 영혼으로 나타나 "사랑해"라고 애절한 고백을 하는 모습까지 소지섭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반응. 특히 소지섭은 중독성 있는 독특한 말투에 '손연기'까지 더해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 그만의 주군의 완성했다.
사실 소지섭은 방송 초반엔 시니컬한 말투 등 특징적인 행동 때문에 홍자매 작품 중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차승원 분)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중반 이후 주군에게서 소지섭이 아닌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만의 분위기가 가득 담긴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 홍자매와 진혁 PD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홍자매는 소지섭의 새로운 면을 끌어내면서도 그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이미지와 감성을 캐릭터에 잘 녹여냈고, 소지섭은 이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주군을 완성해갔다. 그동안 홍자매가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한예슬 분)과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 등을 당시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 것처럼 소지섭의 주군 역시 차근차근 성장시켜간 것. 여기에 어떤 배우와 함께 있어도 사랑스러움이 빛나는 공효진까지 가세해 '주군의 태양'을 대박 드라마로 만들었다는 평이다.
한편 '주군의 태양' 후속으로는 배우 이민호와 박신혜 주연의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 상속자들'(극복 김은숙, 연출 강신효)이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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