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유구다언] 원팀? 원맨?, 의심받는 홍명보의 기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10.04 07: 40

편애인가? 월드컵을 위한 수순인가?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A매치 휴식기를 통해 브라질-말리와 연달아 평가전을 갖는 축구 대표팀이 25명의 명단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오는 12일과 15일 각각 경기를 펼칠 홍명보호가 불완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 축구는 편가르기로 몸살을 앓았다. 해외파, 국내파로 나뉘어 출전여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다. 축구협회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최근 홍 감독의 행보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브라질-말리전 출전 선수명단 발표 때 가장 관심이 된 것은 박주영(아스날)과 기성용(선덜랜드)의 합류였다. 특히 'SNS 파문'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켰던 기성용의 합류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을 선발했다. "일부 팬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대표팀 소집되면 반감을 가진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가장 먼저 얘기했다"면서 기성용이 대표팀에 합류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선수가 사과를 이미 한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다시 사과를 하라고 했다. 문제점이 분명히 있다는 말이다. 파국으로 치닫을 정도로 문제가 됐던 사안에 대해 정작 선수는 함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이 먼저 사과를 하라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
특히 홍 감독은 지난달만 해도 "기성용의 기량은 충분히 검증됐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발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애매한 답변을 내놓은 뒤 영국에 방문해 사과를 종용하고 선발했다. 'SNS 파문' 당시에도 "기성용은 '원팀'의 기준에 맞춰 선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분명한 기준을 밝혔던 터라 더욱 의아했다.
새로운 선발 기준을 본다면 '원팀'이 아니라 '원맨'이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본인이 지난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는 만큼 다른 선수들 못지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팬들이 반감을 갖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경기력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사과를 한 선수에게 다시 사과를 하라고 말했다는 것은 선수를 뽑기 위한 방법이다. 최고의 선수를 뽑는 것은 대표팀 감독의 의무다. 하지만 풍선의 한쪽을 세개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고 터질 수 있다. '원팀'이 아닌 '원맨'의 선발 기준은 추후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우려가 생긴다.
내년 열릴 브라질 월드컵을 두고 분명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냉정함을 다시 찾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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