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강타한 亞 돌풍, 더 거세질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05 07: 28

메이저리그(MLB)는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다. 당연히 자부심도 세다. 자신들 바깥의 세계는 ‘변방’이라고 치부하는 일부의 시각도 수용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아시아 야구가 또 한 번 반기(?)를 들었다.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은 2013년 MLB에서 분명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올 시즌은 근래 들어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아시야 야구의 힘이 거셌던 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마운드에서는 아시아 출신 선수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려도 될 정도의 활약이 속출했고 타선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분투하며 “아시아 타자는 안 된다”라는 선입견을 일정 부분 지우는 데 일조했다. 미 현지 언론에서도 이런 아시아 선수들의 맹활약에 주목하는 추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5인방이 맹활약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린다면 그 어느 팀에 부럽지 않을 정도의 맹활약이었다. 2년차를 맞이하는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는 27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MLB 전체 탈삼진 1위에 올랐다. 승운이 조금 따르지 않았지만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의 맹활약을 펼쳤다. 역시 2년차였던 이와쿠마 히사시(32, 시애틀 매리너스)도 14승6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다르빗슈 못지않은 활약이었다. 두 선수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일정 부분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MLB 무대에 진출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은 두 일본인 투수에 못지않은 인상을 심어줬다.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아시아 출신 선발투수로는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한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차이는 고려해야겠지만 다르빗슈나 이와쿠마의 첫 시즌보다는 더 뛰어난 성적을 냈다는 것이 중론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아시아 출신 왼손으로는 단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베테랑 구로다 히로키(38, 뉴욕 양키스)는 시즌 막판 체력 부담에도 불구하고 11승13패 평균자책점 3.31로 4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부상 여파 등 악재가 겹치며 7승7패 평균자책점 4.07에 그친 천웨인(28, 볼티모어 오리올스)이 아쉽긴 하지만 5명의 선수가 합작한 승수만 해도 59승에 이른다. 가상이지만 이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짠다면 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불펜에서도 우에하라 고지(38, 보스턴 레드삭스)가 소속팀의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4승1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1.09로 맹활약했다. 뒷문 쪽에서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후지카와 규지(시카고 컵스), 그리고 부상에서 복귀해 MLB 데뷔를 이룬 임창용(시카고 컵스)까지 생각하면 내년에는 불펜에서도 아시아 돌풍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타선에서는 전반적으로 한계가 드러난 가운데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도 있었다.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는 MLB 최고의 리드오프로 우뚝 섰다. 내셔널리그 출루율 2위를 기록한 추신수는 20홈런-20도루를 비롯, 100볼넷과 100득점까지 동시에 잡은 MLB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전반적으로 일본 출신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아오키 노리치카(31, 밀워키)는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하며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가장 높은 타율을 올렸다. 2년 연속 무난한 활약을 하며 MLB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가장 전설적인 선수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스즈키 이치로(40, 뉴욕 양키스)도 136개의 안타를 때리며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에 성공했다.
이런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돌풍은 내년에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다르빗슈, 류현진이 한 단계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추신수와 아오키, 그리고 이와쿠마와 천웨인은 한창 전성기를 보낼 나이다. 임창용과 후지카와의 재기도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윤석민(KIA), 이대호(오릭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등 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대표 선수들도 있다. 이들을 보고 자란 꿈나무들까지 생각하면 향후 아시아 파워는 계속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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