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별' 김병욱의 화장실유머 집착, 득일까 실일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0.16 15: 04

김병욱 감독의 신작인 케이블채널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극본 이영철, 이하 감자별)에서는 유독 '화장실 유머'가 많이 등장한다. 첫 회부터 화장실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개했으며, 매회 주인공들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장면을 넣기도 한다.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넘어오면서 김병욱 감독이 그토록 사랑하는(?) 화장실 유머의 강도가 더욱 세진 것. 하지만 이 화장실 유머는 오히려 '감자별'에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상황.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감자별' 8회에서도 어김없이 화장실과 관련된 장면과 대사가 등장했다. 나진아(하연수 분) 집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는 홍혜성(여진구 분)의 모습이 반복해서 그려졌으며, 노보영(최송현 분)의 작은 아들 김규호(정준원 분)가 아빠 김도상(김정민 분)이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는 장면, 노수동(노주현 분)이 큰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장면 등이 전파를 탔다.
이렇듯 '감자별'은 1회부터 강도 높은 화장실 유머를 시도, 거의 매회 자잘하게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 넣고 있다. 1회에서 노수동은 방광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고급차 안에서 아들 노민혁(고경표 분)의 '쉬' 소리에 맞춰 소변을 보다가 흘리고 말았다. 또 나진아가 아르바이트 중이던 햄버거집 화장실의 막힌 변기를 청소하는 모습 또한 모자이크 처리가 됐지만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뿐만 아니라 나진아는 2회부터 홍혜성이 이용 중인 화장실을 아무렇지 않게 드나들었고, 노수동 역시 화장실에 대한 얘기를 끊임없이 한다.

김병욱 감독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지상파 시절 매번 심의실에서 '왜 이렇게 똥에 집착하느냐. 참 이상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지상파를 벗어난 기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화장실에서 맺어지게 되는 연인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병욱 감독의 의도와 달리 일부 시청자들은 지나치게 자주 등장하는 화장실 유머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병욱 감독의 색이 잘 반영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이러한 장면에 대해 어디서 웃어야 할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또 배우들의 노출이 모자이크 처리로 가려지긴 했지만 민망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감자별'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김병욱 감독이 사랑해 마지않는 화장실 유머가 그만의 독특한 공식을 확립할지, 아니면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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