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욕드립 vs 예능의 섹드립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10.23 07: 01

거침없는 '욕드립'과 발칙한 '섹드립'이 안방극장을 물들이고 있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에서는 욕을 하는 장면이 늘어났고, '욕쟁이' 캐릭터까지 등장해 욕설 대사를 효과음으로 처리한다.
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은 욕드립을 넘어선 섹드립이 물들이고 있다. 19금 콩트의 대가로 자리 잡은 개그맨 신동엽을 시작으로 성시경, 허지웅, 유희열 등이 섹드립 연예인 대열에 합류했고, 19세이상 관람가 프로그램도 여럿 생겼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방송 초반부터 화끈한(?) 욕드립으로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의 대사 중 욕설 부분이 '삐처리'되는가 하면, 말풍선과 자막으로 욕설이 등장하기도 했다. 처음 이런 장면이 나왔을 때 많은 시청자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지만 드라마가 후반부로 달려가면서 이런 욕드립을 오히려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반응도 나타났다.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아예 욕쟁이 캐릭터가 등장했다. 극중 고성빈(김가은 분)은 살인미수 누명을 쓴 여고생. 그는 방송 초반부터 수위 높은 욕연기를 펼쳐 관심을 끌었다. 물론 김가은의 욕설 대사는 삐처리나 무음처리되기도 했지만 심한 욕설 대사가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으로 컴백한 이동건 역시 젠틀한 이미지와 상반되는 거친 욕을 쏟아내는 아나운서 역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앵커 자리에서 잘린 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욕을 쏟아내는 등 쉬지 않고 욕을 내뱉어 웃음을 주고 있다. 특히 이동건의 반듯한 외모와 상반된 거친 대사들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상황.
예능프로그램은 아예 19세이상 관람가를 밀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는 신동엽을 필두로 유희열, 유세윤, 김민교, 정명옥 등이 다양한 19금 콩트를 보여줘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신동엽의 야릇한 눈빛과 매주 호스트로 출연하는 스타들의 예상치 못한 19금 연기는 프로그램을 이끄는 큰 힘.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은 '마녀들에게 놀아난 무기력한 남자들을 구해줄 여심분해 토크쇼'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MC들이 시청자들의 연애이야기 및 고민을 듣고 코치해주는 형식이다. 신동엽과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이 MC를 맡았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패널로 출연해 19금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낸다. 남녀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하게 해소해주고 있다는 반응.
하지만 욕드립과 섹드립이 난무하는 방송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색다른 재미를 준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텔레비전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이 걱정된다는 반응도 있다. 관람등급이 있다고 하더라고 텔레비전은 영화와 달리 아이들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에 그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과도한 비속어 등을 수차례 방송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오로라 공주' 등에 주의 조치를 내렸다.
방송통심심의위원회는 지난 7월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효과음 처리를 했으나 욕설을 하는 장면을 수차례 방송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제3항을 위반, 주위 조치를 내렸다. '오로라 공주' 역시 윤리적 내용 및 성적농담, 저속한 표현 등을 수차례 방송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5조(윤리성)제1항, 제35조(성표현)제1항, 제44조(수용수준)제2항, 제51조(방송언어)제3항을 위반해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를 받았다.
'SNL코리아'는 19세이상 관람가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적적절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 등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제1항, 제51조(방송언어)제3항을 위반하는 내용을 방송하여 경고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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