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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레이디 가가 제치고 메인트로피 거머쥔 의미 셋





[OSEN=이혜린 기자]한국가수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까.

K-POP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가 이 '허무맹랑'한 질문에 그럴듯한 답변을 내놨다. 인터넷으로 지구촌이 된 시대, 더 이상 미국시장, 유럽시장이 따로 필요 없는 글로벌 단일 시장에 한국 가수가 1위 자리에 우뚝 섰다.

소녀시대는 지난 4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튜브 뮤직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하며,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한 에미넴과 함께 이날 시상식의 투톱을 이뤘다. 소녀시대는 올해의 뮤직비디오 상 부문에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원 디렉션 등을 제쳤으며, 현지 언론은 소녀시대를 '빅 위너'로 언급했다.

유튜브에서 K-POP 스타의 선전은 이제 더 이상 '뉴스'가 아니지만, 우리 가수가 전세계 소비자 참여형 플랫폼인 유튜브 시상식에서 레이디 가가 등을 제치고 트로피를 따냈다는 것은 기록할만한 사건이다. 구색 맞추기용 아시아 가수 부문이 아닌, 메인 부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새로운 문화 경쟁시대, 이제 진짜 막이 올랐다.

# 가요기획사에서 콘텐츠 허브로

K-POP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에는 해외 작곡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꼽히고 있다. 해외 작곡가의 곡에 한국 가수가 호흡을 맞추고 있어서, 글로벌 트렌드에 더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SM의 프로듀싱이다. 해외에서 그냥 곡을 사오는 그림이 아니라, SM 아래서 함께 작업이 진행되는 방식인 것이다.

SM으로 들어오는 곡 수는 매주 국내/해외 합쳐 150~200여곡. 지난 긴 세월동안 국내외 작곡가 네트워크를 꾸준히 늘려온 결과다. 또 내부 전속 작곡가와 송 라이팅 캠프인 콜라보레이션 스튜디오를 통해 매주 십수곡의 데모곡도 만든다.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실의 이성수 실장은 "수집된 곡들은, A&R 모니터링을 통해 여러단계로 평가되고 1차적인 아티스트 매칭이 이뤄진다. 여기에 프로듀서(이수만 프로듀서)의 의견조율이 이뤄진 후 곡 선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는 SM 프로듀싱 과정에서 여러 수정이 진행됐다. 이 실장은 "원래 아웃트로였던 부분을 인트로로 바꿨으며, 곡의 여러 피스들을 마치 퍼즐처럼 분해시켜놓았다가 다른 그림으로 다시 만들어보기도 하는 작업들을 여러가지의 시안으로 놓고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 필요한 퍼즐의 조각은 새롭게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 조각은 원작곡가나 우리나라 작곡가들이 새롭게 만든다.

이 과정은 3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리는 작업. 그는 "이 전반적인 작업은 모두 프로듀서의 의견에서 시작하고, 이를 A&R이 실행하며 프로듀서와 작곡가의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작업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안무도 마찬가지. 매니지먼트실 탁영준 실장은 "우선 곡이 결정되면 내부적으로 해당 앨범에 대한 콘셉트 회의를 진행하고 그 콘셉트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안무가를 리서치한다. 안무가의 경우 그간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온 인물들과 새로운 인물들을 비교 분석해 최종 3명 정도의 안무가로 압축한 후 가장 작업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을 최종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SM의 A&R과 퍼블리싱팀에 소속된 20여명의 직원들은 국내외의 작곡가들을 모두 나눠 차별화된 체크리스트를 통해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 상태. 작곡가와 이메일/전화를 주고 받는 1차적인 관계유지에서부터 SM의 콜라보레이션 스튜디오로 작곡가들을 초청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한류, 이제 해외 '진출' 시대는 끝

SM은 소녀시대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 중심을 해외로 옮기지 않았다. 미국에 큼직한 일정은 소화한 적은 있지만 일부러 체류하며 홍보를 진행하지도 않았다. '미국 진출은 없다'는 전략. 이제 더 이상 예전 진출의 개념은 필요 없다는 의미인데, 그럼에도 이번 유튜브 수상을 거머쥐면서 이 전략이 맞아떨어졌음을 알리는 첫 신호를 받게 됐다.

청신호는 앞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공식 활동이 없었음에도 '아이 갓 어 보이'의 뮤직비디오를 가장 많이 본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빌보드 등 유력매체는 실시간으로 소녀시대의 컴백을 보도했다.

이를 위해 SNS 홍보 전략은 매우 중요한 파트가 됐다. 이를 담당하고 있는 뉴미디어팀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과 SNS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전담부서와 인력을 배치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특정 뮤직비디오를 홍보할 때에도 팬들이 가장 고화질의 뮤직비디오를 신속하고, 제약없이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SM은 새 뮤직비디오가 나올 때 마다 SM타운 채널에 고화질의 뮤직비디오를 업데이트하고,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신속하게 공유하고 있다. 다국어(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로 구성된 앨범 소개 게재와 아티스트의 인터뷰 등이 제공되며, 뮤직비디오 외에도 차별화된 동영상 콘텐츠를 기획해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 다음 주자도 연구 중. 뉴미디어실 관계자는 "앞으로 변화하는 글로벌 플랫폼, 미디어 트렌드를 분석하고, 유튜브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여러 미디어들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트렌드를 앞서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국 스타가 월드스타? NO

시장이 바뀌니 월드스타의 개념도 바뀐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연예인이 곧 월드스타였던 시기를 지나, 이제 전세계 시장을 놓고 월드스타를 가릴 수 있게 된 것. 소녀시대가 아직 미국에서 인지도가 매우 높다고 할 순 없지만, 미국 내 톱스타인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이제 미국 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이 세계 중심에 섰다는 의미다.

이번 시상식도 전세계 네티즌이 참여, 새 시장의 등장을 시사했다. 올 한해 동안 기록한 조회수, 라이크 수 등 객관적 지표로 지역에 상관없이 상위 10개의 뮤직비디오를 선정해, 공식 사이트를 통해 후보를 발표하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소녀시대가 미국 가수를 압도하는 일이 발생한 것. 다른 부문 후보에 오른 싸이 역시 대등한 투표 결과가 나왔다. 

SM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성공해 세계 중심에 서겠다는 게 아니고, 세계의 중심을 아시아로 옮겨오는 것이 목표다. 여기서 성공해 수출하는 모델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일을 두고 '소녀시대 미국 진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 시장 진출의 전망이 밝아졌다’고 분석하는 것은 미국, 유럽이 시장을 리드하고 이끌어 나간다는 통념에 갇힌 시각일 뿐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이제 중요한 것은 어디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이냐다. 국내에서 창작자, 프로듀서들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과 기반을 만들고, 능력있는 프로듀서들을 키워내는 것, 이 콘텐츠가 글로벌 미디어를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느냐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물론 플랫폼의 동반 성장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양 기반의 유튜브, 트위터가 아닌 아시아 기반의 플랫폼이 보다 더 발달한다면 '한국 가수가 세계 1등'이 되는 게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요계는 아시아 기반의 글로벌 채널이 보다 더 성공한다면, 시상식에서 아시아 스타들이 주요 상을 석권하고 미국, 유럽 스타들이 상을 수상하러 오는 그림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핑크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미국 시장과 거의 대등한 것으로 판단되는 일본 시장에, 급속도로 성장 중인 중국 시장을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얘기는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좋은 콘텐츠만 만든다면, 아시아가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며 "이제 새로운 문화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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