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탑이 말하는 ‘사람’ 최승현 [인터뷰②]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11.06 15: 00

‘동창생’에서 극 중 주인공 리명훈은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남한으로 내려와 고등학생 ‘강대호’라는 이름으로 남몰래 살아간다. 한 명의 같은 사람에게 두 개의 다른 이름이 존재하는 것. 사실 리명훈을 연기한 최승현에게도 이름이 두 개 존재한다. 그룹 빅뱅의 탑(TOP)과 최승현. 본인에게 두 이름의 의미를 물으니 탑은 일을 할 때의 자신의 모습, 그리고 최승현은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자신의 모습이란다.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연기를 하는 사람도 탑인 것 같아요. 둘 다 감성으로 하는 직업 중에 하나잖아요. 직업적으로 일을 하는 모습들, 대중에게 보여지는 모습들은 다 탑인 것 같고 최승현은 일상의 저인 것 같아요. 숨어있는 저의 모습이죠. 그냥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의 나인 것 같아요. 혼자 집에 있을 때라던지 쉴 때 있잖아요. 사람 최승현은 어떤 성격이냐고요? 굉장히 생각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고민이 많고 복잡한 사람이죠(웃음).”
공작원 리명훈과 고등학생 강대호. 극과 극을 오가는 이중생활은 영화뿐만이 아니었다. ‘동창생’ 촬영이 한창 진행될 때 빅뱅의 월드투어도 함께 병행해야 했던 것. 때문에 최승현은 일주일 중 월, 화, 수, 목은 ‘동창생’ 속 명훈의 삶을, 나머지 금, 토, 일은 전세계를 돌며 빅뱅의 탑으로서 무대에 올라야 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을 이 시기에 대해 운을 떼니 ‘동창생’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영화 속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삶이 비슷한 것이 이 작품의 운명같다는 해석.

“일주일 중의 반은 ‘동창생’ 속 명훈의 연기를 하고 또 나머지 반은 무대에 올라서 랩을 하고. 그 모습이 영화 속 리명훈-강대호와 비슷했던 것도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캐릭터와 운명적으로 일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음악과 연기, 두 가지를 동시에 하다 보니 두 가지의 매력도 동시에 느꼈을 터. 연기하는 아이돌에겐 어쩌면 식상할 질문일지 모르지만 음악과 연기, 각각의 매력이 궁금해 두 가지 중 뭐가 더 좋은지 물으니 자신의 기반은 음악이란다. 그러면서도 요즘 들어 음악과 연기, 두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느낀다며 때문에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저는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친구잖아요. 음악이 저의 시초였죠. 그래서 음악이 아무래도 더 좋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까 음악과 연기, 둘 다 감성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무대에서 하는 표현 이라던지 영화에서 캐릭터에 젖어있는 모습 이라던지. 둘 다 근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두 가지를 다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둘 다 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때는 저 자신을 가누질 못했기 때문에 몰랐는데 요즘 들어선 정말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의 시간들을 허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영화에서 남매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유정은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최승현을 이상형으로 꼽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상형이 바뀌었다는 말이 들려온다며 최승현에게 웃으며 물으니 본인도 그 이야기를 듣고 김유정에게 문자를 보냈다며 서운한 마음을 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김유정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아 ‘동생바보’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유정이가 예전보다 정말 많이 컸잖아요. 굉장히 아름다워졌어요(웃음). 연기를 할 때의 느낌은 내면에 무언가가 꽉 차 있는 느낌이에요. 에너지가 느껴지죠. 꽉 차 있어요.”
최승현이 ‘동생바보’ 면모를 보여준 것처럼 ‘동창생’ 속 최승현이 분한 리명훈 역시 제대로 된 ‘동생바보’다. 동생을 지키기 위해 남파 공작원이 됐고 동생을 봐야 한다는 일념 하에 자신을 둘러싼 힘겨운 운명과 맞서 싸운다. 동생이 리명훈의 버팀목인 셈. 그렇다면 최승현의 버팀목은 누구일까. 그는 망설임 없이 가족, 그리고 어머니라고 대답했다.
 
“가족인 것 같아요. 어머니가 제 버팀목이죠. 어머니가 제 모습을 보고 좋아해주고 하니까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려고, 어머니 보여드리려고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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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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