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반지' 이소연-임정은, 표독 눈빛이 '시청률의 제왕'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11.22 16: 44

KBS 2TV 일일드라마 '루비반지'가 불안한 순항 중이다. 이해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도 극을 이끌어가는 이소연, 임정은의 연기 대결이 유일하게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루비반지'는 지난 13일 방송분에서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6.5%의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15%대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모든 비밀을 안 루비(임정은 분)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루나(이소연 분)의 대결이 시작되면서 루나가 모든 악행의 대가를 치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루비반지'는 성격과 외모가 서로 다른 두 자매가 교통사고로 얼굴과 운명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려내며 인간이 가진 끝없는 욕심과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릴 것이라는 당초의 기획의도와는 조금 달라진 모양새다.
'페이스오프'라는 판타지 설정을 사전에 받아들이고 '루비반지'를 시청하기 시작한 시청자들은 인생을 통째로 빼앗겼음에도 통쾌한 복수를 통한 재기와 성공, 또 욕망과 좌절, 후회 등의 짜릿한 전개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제 후반부로 달려가는 '루비반지'에서 촘촘한 긴장감을 찾아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루비반지'는 기억을 되찾은 루비에게 용서를 종용하는 인수(박광현 분)나 아무것도 모른채 루나의 곁을 지키는 경민(김석훈 분) 캐릭터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주변으로 밀려나있다. 또 잠시 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임신과 유산 소재의 가벼운 소비는 극의 무게와 개연성을 떨어뜨리며 완성도마저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루비반지'는 초반 빠른 전개 속 충격적인 사건이 촘촘하게 연결되며 시선을 끌었지만, 점차 개연성이 느슨해지며 캐릭터에 동기 부여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매회 화면 가득 채워지는 이소연과 임정은의 불안하고도 표독스러운 눈빛, 이들이 서로 비밀을 감추고 나누는 대화 등이 허점투성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유일한 장치로 남아있다.
호흡이 긴 일일극에서 편안하게 볼 수 없는 소재를 과감하게 택한 '루비반지'가 배우의 호연만으로 종영까지 달려가기엔 갈 길이 멀어보인다. '루비반지'가 어느순간 구멍이 생긴 개연성을 복구하며 다시 두 바퀴를 달고 편안하고 힘 있게 달려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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