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왕가네'-'오로라', 감동은 떡대나 줘버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12.08 09: 11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과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황당한 설정은 시청자에 아무런 감동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 드라마는 매회 파격적인 전개를 보이며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은 전국 기준 30.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 1일 방송분에서는 34.9%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40%대 돌파를 예감하게 했다.
하지만 '왕가네 식구들'은 며느리 오디션과 납치 등 황당한 소재로 시청자를 당황하게 하며, 그 와중에 납치는 호박(이태란 분)의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공개돼며 실소를 자아냈다. 납치 사건은 호박이 세달(오만석 분)의 마음을 마지막으로 시험하기 위한 장치였고, 결국 세달과 미란(김윤경 분)이 헤어지게 된 설정이었지만 시청자에게는 허탈함만 안겼다는 반응이다.

막장 '왕가네'-'오로라', 감동은 떡대나 줘버려

또 시트콤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등장할 것 같지 않은 며느리 오디션이라는 난감한 설정은 광박(이윤지 분)과 상남(한주완 분)의 사랑의 장애물이 아닌, 대세(최병준 분)의 고집스러운 성격을 설명하는데 치중되며 기이한 오디션 내용으로 시청자를 민망하게 했다. 이 외에도 장모 앙금(김해숙 분)의 편애와 수박(오현경 분)의 안하무인 행동 등 '왕가네 식구들'의 갈등을 위한 개연성 없는 전개는 KBS 주말드라마의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평을 얻고 있다.
'오로라 공주'도 마찬가지다. '오로라 공주'는 배우들의 서바이벌 게임을 지켜보는 듯한 착각마저 안기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분에서는 떡대 역으로 출연한 개의 이유 없는 죽음으로 12번째 배우의 하차가 이뤄졌다. '오로라공주'는 변희봉, 손창민, 오대규, 박영규, 임예진 등 총 11명의 출연자들이 하차했고 이후 일부 배우들이 일방적으로 하차당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또 '오로라공주'는 '암세포도 생명이다' 또는 동성애를 '낫는다'고 표현하는 임성한 작가식 독특한 표현으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의 '오로라공주'는 지난 3일 방영분이 전국 기준 시청률 20%를 기록하는 등 방송 후 처음으로 20% 고지에 올라서며 저력을 발휘 중이다.
문영남, 임성한 등 막장드라마계의 어머니라고도 불리는 스타 작가가 집필하는 두 드라마에서는 파격적인 설정에도 있을법한 소재와, 그 안에서 차곡히 쌓인 등장인물의 폭발하는 감정선으로 인한 통쾌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왕가네 식구들'과 '오로라 공주'에서는 오로지 극을 끌고 나가기 위한 억지 설정이 등장하며 전개를 위한 갈등이 거듭되고 있다.
이들 두 드라마는 가족드라마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남긴다. 가족드라마의 특성상 현재 진행되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갈등은 마지막회에서 가족애 안에서 모두 봉합되고 행복한 미소로 마무리될 것이 자명해 또 한 번 허탈감을 안겨줄 것을 자연스럽게 예고하고 있다. KBS 주말극의 명성에 오점을 남긴 '왕가네 식구들'과 임성한 퇴출 서명 운동까지 야기시킨 '오로라공주'가 어디까지 갈지 두고볼 문제다.
jykwon@osen.co.kr
MBC,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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