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삭감' 김병현, 이제 적응기간은 끝났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12.17 14: 39

이제는 실전이다. 넥센 히어로즈 우완 언더핸드 김병현(34)이 드디어 '온실'에서 나왔다.
넥센은 17일 오전 김병현과 올해 연봉(6억 원)에서 4억 원(66.7%) 삭감된 2억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억 원을 받고 한국 무대에 처음 발을 들인 김병현으로서는 가장 최소한의 금액에 연봉 도장을 찍은 셈이다.
그 동안 김병현은 넥센 구단 안에서 특별 대우를 받아왔다. 이장석 대표는 지난해 1월 김병현을 영입한 뒤 "첫 해는 적응기라고 생각한다. 올해 성적은 보지 않겠다"고 말하며 김병현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병현은 지난해 19경기 3승8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6에 그쳤으나 팀은 "김병현은 성적만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며 무려 1억 원을 더 올려 6억 원에 도장을 찍게 해줬다.

그러나 이 대표의 말을 돌려말하면 올해 김병현에게 기대를 걸겠다는 의미였다. 올해는 우리나라 잠수함 투수의 레전드인 이강철 수석코치도 팀에 합류하면서 김병현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그럼에도 김병현은 올해 역시 15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5.26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구단은 김병현을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팀 나름대로 성적만 보고 연봉 책정을 하지는 않았으나 김병현 선수 자체가 더이상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에 삭감을 했다. 김병현 선수도 말없이 삭감된 금액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김병현은 연봉 협상 후 구단을 통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내년 준비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년 시즌 당장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온다. 같은 언더핸드로 상무에서 제대한 김대우(25)가 돌아오고 좌완 금민철(27)이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이 이들과 같은 자리에서 더 뛰어난 실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내년 역시 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김병현이 넥센 선발진에 합류하게 된다면 외국인 투수 이외에는 30대 베테랑이 없는 팀 마운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는 초고액 연봉자라는 아우라와 팀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한 명의 투수로 마운드를 밟아야 하는 김병현이 내년 시즌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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