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종영 ‘네 이웃의 아내’, 막장 아닌 공감 불륜극의 진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12.25 08: 03

JTBC가 또 한 번 선보인 사랑과 부부에 관한 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가 이번에도 시청자들에게 소소하지만 강한 여운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단순한 구조의 불륜극이 아닌 요즘 세태를 반영한 부부의 크로스로맨스를 그리며 큰 공감을 얻었다.
‘네 이웃의 아내’ 첫 방송 후 야동과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들을 과감하게 풀어내 선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장치였다기보다는 부부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나 오갈 수 있는 대화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었다.
‘네 이웃의 아내’는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에 지친 두 부부가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네 남녀의 비밀스러운 크로스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두 부부의 엇갈린 사랑을 아슬아슬하게 그려 극의 재미도 잡고 동시에 리얼하게 표현해 30~40대, 넓게는 50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잡았다.

완벽한 부부 같지만 사실 섹스리스의 권태를 지닌 채승하(염정아 분)와 안선규(김유석 분) 부부, 가사도우미와 권위적인 집주인을 연상시키는 홍경주(신은경 분)와 민상식(정준호 분) 부부는 단지 드라마 속에서만 등장하는 부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들 부부의 삶을 이해하는 시청자들이 꽤 많았다.
채승하와 안선규 부부, 홍경주와 민상식 부부는 서로 얽히고 얽힌 아슬아슬한 불륜으로 오랜시간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 배신을 겪었다.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불신은 점점 커졌고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방송된 ‘네 이웃의 아내’(극본 유원 이준영 강지연 민선, 연출 이태곤 김재홍) 마지막 회에서는 이혼하고 싶어 안달 났던 두 부부가 결국 화해를 하고 진실된 부부의 사랑을 찾는 내용이 그려졌다. 배우자가 죽이고 싶을 만큼 밉고 마음에 안 들어도 결국 부부는 부부였다.
그토록 미웠던 남편 또는 아내와 알콩달콩 사는 것도 부부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도 “사랑에는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그 고통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는 대사가 나왔다.
‘네 이웃의 아내’는 22회 방송 내내 부부에게 나아가 연인, 싱글에게도 강한 여운이 남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고통은 시작되지만 그 고통이 의미 없는 감정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고통을 이겨냈을 때 더욱 값진 것으로 인생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데는 배우들의 열연도 한몫 했다. 실제 두 아이의 엄마인 염정아는 워킹맘과 떨림 없는 결혼생활에 지쳐 권태기를 느끼는 주부의 상황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김유석은 야동을 보며 성욕을 충족시키고 배우자를 보면서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캐릭터를 코믹스럽고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특히 염정아와 김유석이 맛깔 나는 연기호흡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신은경은 남편과 아이들 앞에서는 완벽한 아내, 엄마지만 스트레스가 쌓일 때는 보온통에 담아둔 소주를 안주 없이 먹는 반전 캐릭터를, 정준호는 집에서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영수증을 깐깐하게 따지며 불륜에 대해 자신이 하면 로맨스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이라고 생각하는 뻔뻔함을 지닌 얄미운 캐릭터를 탁월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배우들의 열연과 자극적이면서 신선한 크로스로맨스라는 소재로 ‘네 이웃의 아내’ 16회는 3.6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의 시청률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네 이웃의 아내’에 이어 오는 2014년 1월 6일부터 유진, 엄태웅, 김유미, 최정윤 등이 출연하는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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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네 이웃의 아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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