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논란 딛고 생애 2번째 대상 오르기까지 [MBC연기대상]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2.31 07: 49

배우 하지원(35)이 생애 두 번째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그것도 방영 전 잡음에 시달렸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로 영광을 누렸다. 물론 역사 왜곡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작품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엇갈리나, 배우 하지원의 대상에는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2006년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후 7년 만에 생애 2번째 연기대상을 차지한 하지원의 저력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하지원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2013 MBC 연기대상에서 선후배 배우들을 제치고 대상으로 우뚝 섰다. ‘금나와라 뚝딱’ 한지혜, ‘백년의 유산’ 박원숙 등 20명의 대상 후보를 꺾은 결과였다.

대상 외에도 지상파 3사 PD들이 뽑은 ‘올해의 연기상’과 시청자들이 뽑은 인기상까지 챙겨가며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독보적인 배우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연출을 하는 PD들이 함께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인 동시에,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작품을 보고 싶은 배우인 셈이다.
하지원이 지상파 3사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은 2006년 KBS 2TV ‘황진이’ 이후 7년 만이다. 그 사이 SBS ‘시크릿가든’(2010), MBC ‘더킹 투하츠’(2013)의 흥행을 이끌며 안방극장 흥행보증수표의 위엄을 과시했다.
그와 함께 연기를 했던 남자 배우들이 모두 큰 인기를 거두고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함께 연기하고 싶은 여자 배우로 늘 꼽혔다. 뛰어난 연기력은 상대 배우와의 호흡에서 오는 법. 하지원은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도 빛나게 하는 조화를 이루며 장근석, 현빈, 이승기 등이 재평가를 받는데 기인했다.
사실 하지원이 ‘기황후’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기대감이 컸다. 대중은 2003년 ‘다모’, 2006년 ‘황진이’까지 하지원이 유독 사극에서 대박을 쳤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섬세한 감정 표현이 중요한 사극에서 하지원은 언제나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고려 출신으로 원나라 황후가 된 후 고려에 대한 야욕을 품었다는 역사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기황후를 다룬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논란이 시작됐다. 기황후를 영웅처럼 다룰 수 있는 소재와 전개 탓에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고 주연배우인 하지원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 가운데 드라마는 지난 11월부터 첫 방송됐다. 방영 전 날선 시선은 로맨스와 액션, 정치 갈등을 모두 녹인 드라마의 흥미로운 요소와 하지원이 연기하는 기승냥의 매력적인 캐릭터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더욱이 하지원은 이 작품에서 애절한 감정 연기와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과 갈등 연기를 오고가며 50부 대작의 무게감을 오롯이 견디고 있다.
드라마 준비 기간이 길지 않은 탓에 빡빡한 촬영 일정과 다른 배우들에 비해 많은 분량에 시달리고 있지만, 언제나처럼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드라마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일부 존재하나, 하지원이 연기하는 승냥의 매력은 회가 거듭할수록 더하고 있고 그의 울고 웃는 감정선에 시청자들이 흠뻑 빠져 있는 상태다.
현재 ‘기황후’는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이자, 인기 드라마 시청률 척도인 20%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연기대상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은 가시밭길을 다른 무기 없이 연기로만 묵묵하게 해쳐온 그가 누리는 달콤한 열매인 셈.
하지원은 연기대상 수상 직후 “이 상 참 무겁다. 앞으로 더 많이 품을 배우가 되겠고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미 있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이미 ‘기황후’ 종영 후 할리우드 영화 출연을 위한 오디션이 예정돼 있다고 밝힌 바 있는 그이기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한국을 넘어 전세계로 뻗어가려는 배우로서의 욕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벌써 연기대상을 2번이나 수상한 하지원의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앞으로의 연기 인생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jmpyo@osen.co.kr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