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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군대-김태희-월드스타 '구설'에 속시원히 답하다 [인터뷰]


[OSEN=이혜린 기자] 흰 반팔 티셔츠를 입고, 무알콜 맥주를 벌컥 마시는 비는 여전히 유쾌했다. 겸손하게 돌려말할 줄 모르는, 그래서 저 문장 그대로 기사 제목이 되면 욕 좀 먹을텐데 싶은 말도 막힘 없이 하는, 그 특유의 화법도 여전했다. 그게 비의 매력이다. 욕심 나는 건 욕심 난다고, 힘든 건 힘들다고, 그냥 말한다. 엉겁결에 은퇴 계획도 밝힌다. 미디어를 거치면 또 다른 '비'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겠지만 그는 "그래도 그런 걸 어떡해"라며 어깨를 으쓱한다.
데뷔 이래 최악의 여론에 맞서 하는 컴백인만큼 우울한 인터뷰가 예상됐으나, 역시 비는 비였다. 또래 가수 중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갔고, 가장 뜨겁고 잦은 구설수에 시달린 그는 "이번 앨범에 밤낮 없이 매달렸다"면서도 "너무 잘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인기에 비례한 구설수에 제대로 시달려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목표도 밝혔다.
사실 싸이 이전에 비가 있었다. 거품론이 일었던 '월드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그는 "월드스타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몇가지 중요한 수확이 있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도전은 계속된다. 군입대 전보다 미국에서의 러브콜이 많아져, "닥치는대로" 오디션에 응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동양인 배우의 자리를 욕심낼만하다. 가수로도, 좋은 파트너, 프로듀서를 찾기 위해 물색 중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내 대중을 우선에 뒀다. 그는 "밖에서야 어떻든, 일단 엄마, 아빠한테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걸 내려놨다"면서도 신곡 발표 시기 및 방법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 중이었던 지난 연말 그가 서울 청담동CGV에서 신곡 뮤직비디오 시사를 열고 취재진을 만나 털어놓은 이야기들. 다음은 가감 없는 일문일답이다.
기자(Press 이하 P) - 살이 많이 빠졌어요.
비 - 몸이 많이 아팠어요. 체력이 안받쳐주는지, 인플루엔자에 걸렸어요.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팔다리가 저리고, 허리도 아프더라고요. 몸이 예전같지 않아요.(웃음)
P - 제대하고 어떻게 지냈어요.
비 - 녹음실에만 있었어요. 덕분에 이번 수록곡 12곡 전곡을 작곡, 작사했죠. 작곡은 배진렬씨와 함께 했는데 밤을 새서 정말 열심히했어요. 만족하는 결과가 나왔고요.
P - 김태희씨와 사이는 어때요.
비 - 좋아요. 그냥,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친구예요.
P - 마음 고생도 좀 했을텐데.
비 - (웃음) 제 인생 자체가 뭐, 아시다시피. 문제 생겼을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진다고 생각해요. 심하게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잘 털어내고 컴백에 집중했죠.
P - 요즘 잘하는 작곡가 많은데, 왜 굳이 직접 다 썼죠?
비 - 너무 좋은 곡은 많은데, 지금 유행하는 곡 아니면 어느 아이돌이 한 곡이더라고요. 전 유행보다 비에 집중했어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더리 섹시(30 Sexy)'는 80년대 비트에 일레트로닉만 조금 얹은 거고, '라 송(La song)'은 라틴 팝이에요. 그래도 댄스가수 10년차인데, 잘 만들어야죠. 다른 친구들이 부른 노래서 조금 더 나아가는 게 아니라, 그냥 비 다운 노래를 하자고 생각했어요. 절대, 저작권료를 노려서 그런 거 아닙니다.(웃음)
P - 음원차트, 신경 좀 쓰이겠어요.

비 - 모든 가수들이 당연히 좋은 결과를 원하죠. 차트 1위는 당연히 하고 싶은 것이고요. 제가 댄스 가수 할 날이 얼마 안남은 거 같기도 해요. 이번에 오케스트라 협연도 시도하고 하는 게 그런 이유이기도 하고요. 욕심은 잘되고 싶기도 하고 하지만, 어디 예전만큼 잘 되겠어요. 잘돼보니까, 이미 원치 않았던 목표까지 이뤄보다 보니까, 너무 힘들기도 하더라고요. 그렇게 이상하게 잘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중간만 하자는 생각도 있어요. 춤도 언제까지 출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몸이 안따라주는데 억지로 하고 싶진 않아요.
P - 지금 새 음반 홍보하러 와서 댄스가수 은퇴 선언하는 건가요.(웃음)
비 - 그렇게 되나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웃음) 저는 정말 존경하는 분이 (박)진영이 형이에요. 불혹이 넘었는데도 춤이 어마어마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관리는 못하겠어요.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살고 싶진 않아요. 그냥 제 위치에서 되게 열심히 하고, 즐기고 싶어요.
P - 그럼 곧 배 나온 비를 볼 수 있는 건가요.
비 - 먹는대로 배로 가긴 하는데, 운동은 놓으면 안되겠죠.
P - 예전에는 연습벌레, 체지방률 0%의 아이콘 아니었나요. 왜 변했죠?
비 - 이를 악무니까, 이가 깨지더라고요. 저한테 있던 그 독기가, 독이 되더라고요. 제 인생은, 정말 조용히 살다가 4~5년전부터 너무 시끄러워졌잖아요. 좋은 일도 너무 좋았고, 안좋은 일도 계속 있었고, 마치 바닷물을 마시는 것 같았어요. 마셔도 마셔도 목말랐죠. 목표는 아버지 집 사드리고 음악프로 1등하는 게 다였는데, 그 이상을 갈구하게 되더라고요.
P - 군입대할 때, 그런 머리아픈 일들로부터 멀어져서 좋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현역으로 가서 더 큰 구설수에 휘말렸죠. 많이 힘들겠다 싶던데요.

비 -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도 했어요.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럴까.' 모자 안쓴 건 정말 제가 잘못한 거죠. 그런데 그거 하나로, 휴가를 100일 이상 나간 사람이 돼버리니까. 저 100일 넘게 안나갔어요. 보통 34일 전후로 나가는데, 전 총을 잘 쏘거나 해서 특급전사로 포상휴가를 몇번 더 받았거든요. 총 59일이 다예요. 당시에는 아무리 억울해도 말도 못하고. 나와서 하는 얘기지만, 저는 연예인 최초로 3개 기관 수사를 다 받았어요. 국방부, 경찰, 검찰. 다 무혐의 받았어요. 조사 빡세게 받았거든요.(웃음) 억울해하지 말자, 받아들이자, 언젠가 풀린다 라고 생각했죠. 이제 드디어 풀 기회가 온거잖아요.
P - 미국 진출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비 - 제이지로부터 오퍼가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너무 영광스럽죠. 아직은 협의 단계고요. 우선은 한국에서 잘하고 싶었어요. 그 다음에 나가서 하는 게 맞죠. 밖에서 뭘하든 엄마, 아빠한테 욕 먹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에요. 대중이라는 존재는 제 부모님이잖아요. 가수 비를 낳아주고, 키워주고 한. 그러니 매도 때릴 수 있는 거죠. 부모님한테 먼저 인정받고 싶어요. 그래서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찍게 됐어요.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어서.
P - 이번엔 노출이 별로 없네요.
비 - 30대의 섹시함은 농염함이라고 생각해요. 찢고 제끼고 벗지 않고도 섹시한 걸 보여줘야겠다.(웃음) 저 아니어도 벗을 사람은 많으니까요. 그동안은 무대에 돈을 들였다면 이젠 음악에 돈을 들이고 싶기도 해요. 이번에도 미디 다 빼고, 세션 다 실제로 녹음하고, 비용을 아끼지 않았어요. 저는 비주얼 가수였잖아요. 첨부터 스타로 만들어진 용도였구요. 그런데 이젠 앨범을 차에 꽂고 하루종일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P - 월드투어, 또 한번 도전해야죠?
비 - 앨범 성과보고 할 것 같고요.(웃음) 저희 팬들한테는 멋진 공연 보여주고 싶은데, 여름쯤 계획하고 있어요. 요즘 다 월드투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번 투어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하고, 작지만 굵은 공연을 계획 중이에요. 남미, 유럽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와서 땀 냄새 나는 공연으로 계획 중이에요. 예전에는 대형 LED 화면에 불 뿜고 했는데, 이제는 티셔츠 하나 입고 올라가서 밴드들과 노래하는 공연 하고 싶어요.
P - 미국에서도 여전히 반응이 좋은 것 같던데.
비 - 다행히 나를 많이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싸이형도 워낙 잘돼서, 그와 또 다른 이미지를 찾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오퍼도 들어오고, 오디션도 많이 보고 있어요. 지금 찍고 있는 '더 프린스'도 오디션을 봤던 거고요. 영어는 많이 잊어버렸는데,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P - 할리우드에서의 활동 목표는 뭘까요.
비 - 배우로는 단기적인 효과가 아니라, 헐리우드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요. 거창하게 헐리우드라고 하지만 아직도 전 신인배우죠. 주연은 해봤지만 여전히 대기순서 2~3번이면 다행이고요. 이렇게 하면 가장 많이 쓰는 동양배우는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은 해요. 오디션이란 오디션은 다 보고 있는데, 그러니까 좋은 기회가 오더라고요.
P - 가수로서는 어때요.
비 - 거기는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실력이 중요하잖아요.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게 프로듀서 같아요. 왜 꿈이 없겠어요. 마지막 한방도 꿈꾸죠. 좋은 프로듀서를 찾고 있어요.
P - 가수로는 새 도전인 셈이잖아요. '독한 비'는 사라졌는데, 어쩌죠.
비 - 이제 독해질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춤을 빡세게 춘다고 1등 되는 거 아니더라고요. 좋은 프로듀서를 만나면 1등 되는 거 같아요. 결과론 적으로, 잘된 사람들 보면 주위 사람들이 좋아요. 참 사람을 잘 만나야겠다 라고 생각했죠. 독해질 필요는 없으나 만약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야죠.

P - 민감할 수도 있는데, 물어볼게요.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로 워낙 유명했잖아요. 그러다보니 거품론도 일었고요. 괜히 싸이와 비교가 되기도 했고요. 주위에선 실제로 안 그런 걸 알지만, 미디어를 거쳐서 보이는 비는 좀 거만해보인다, 성공에 도취된 거 아니냐 라는 평가도 있었어요.
비 - 한번도 제입으로 '월드'예요, 라고 하진 않았어요. 그때도 말씀드렸듯이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어딨어요. 브래드 피트 보고 월드스타라고 부르진 않잖아요. 싸이형도 인정해줘야 하는 거죠. 빌보드 2위를 했는데, 누구도 갖지 못한 끼로 그걸 이뤘는데 그건 말 다한 거죠.
어떻게 보면 제가 열심히 도전했던 그 모든 것들이 언젠가 저한테 돌아올 거라 생각은 해요. 다 받아들여요. 비평, 혹평 다 봐요. '그냥 니가 싫어'만 아니면요. 거품 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타임 100 두 번했고 헐리우드 도전하고 있고, MTV 무비어워드에서 처음으로 상도 받았고. 저한테는 대단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P - 어떻게 보면 포장의 문젠데, 좀 억울한 면도 있겠어요.

비 - 제 주위에 있는 사람은 그게 아닌 걸 아니까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해내서 미디어에 확 불이 올랐다가, 예기치도 않은 다른 구설수가 있으니 여기저기서 와전된 평가가 있었겠죠. 연예인이 어떻게 매번 좋은 평가만 듣겠어요. 이런 소리, 저런 소리 듣는거죠.
P - 이번에 어떤 평가 받으면 좋겠어요?

비 - 와, 쟤는 색깔이 확실하구나. 비는 비다. 그런 말.
P - 비, 안죽었다. 이런?
비 - 그말은 들을 자신 있어요.
P - 음악적 욕심이 많이 엿보여요.
비 - 진짜로 욕심이 있었어요. 곡 쓰는 것 자체가 이렇게 재밌는거구나 싶어요. 진영이 형이 실제로 그렇거든요. 비행기에 악기 싸들고 타서 곡 쓰고. 제가 이런 적도 있다니까요.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시냐'고. 제가요.(웃음)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하시던데, 그걸 제가 느꼈어요. 재밌는 일이구나.
P - 아, 진짜 뭔가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비 - 많이 내려놨다니까요. 이렇게 편하게 입고 온 것만 봐도 그렇잖아요. 많은 구설수에 휘말리면 알아서 놓게 돼요.(웃음) 이 정도 돼야죠. 지금 아이돌은 더 겪어봐야죠. 하하.
P - 신곡 춤이 아주 어렵지는 않은 느낌이기도 했어요.
비 - 100에서 60으로 힘을 뺐어요. 정신 없이 로봇처럼 춤추는 게 아니라 이제 관객과 호흡해야겠다 싶어서요.
P - 동방신기랑 맞붙게 됐죠?
비 - 나쁜 놈.(순화 표현) 어쩌다보니까 같이 하게 됐는데 재밌을 거 같아요. 한편으로는 왜 하필 이 시점에 나오는지도 궁금한데 (웃음) 재밌을 것 같아요. 아는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게 대기실이라도 붙어있으면 좋잖아요. 예전 4집, 5집 낼때도 같이 나왔어요. 둘다 윈윈했죠. 이번에도 그래서 느낌이 나쁘지 않아요. 특히 윤호는 제가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동생인데, 되게 의리있는 놈이에요.

rinny@osen.co.kr
<사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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