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한 라인 보강..제2의 '응사-꽃누나' 나오나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1.02 16: 56

KBS 고민구 PD와 SBS 신효정 PD가 이달 중 이적을 결정하면서 새 둥지가 될 CJ E&M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BS와 SBS의 경우 상당한 전력 손실이 우려된다.
특히 KBS의 경우 먼저 이적해 확고히 자리매김한 이명한(현 tvN 제작기획총괄국장)와 신원호, 나영석 PD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까지 '불후의 명곡'을 연출했던 고민구 PD까지 내주게 돼 누수 상황은 심각하다. 이번에 이적을 결정한 고 PD 역시 이명한 신원호 나영석 등과 KBS에서 선후배로 한솥밥을 먹으며 '미녀들의 수다'와 '자유선언 토요일', '불후의 명곡' 등 걸출한 프로그램들의 연출에 참여했던 실력파다. 한 예능국에서 호흡을 맞춰본 경험에다 재기발랄 연출력까지 더해지면 이른바 '이명한 라인'의 시너지가 배가될 것이란 전망. 게다가 현재는 SBS에서 재직, ‘화신’ 등을 연출한 신효정 PD 역시 KBS ‘1박2일’ 조연출 출신이란 점을 감안하면 옛 동료들이 다시 뭉치는 셈이다.
이명한 PD 이적 후 신원호, 나영석 PD가 차례로 넘어가면서 현재의 CJ E&M 채널 tvN은 지상파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2년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최근 종영한 '응답하라 1997'까지 연이어 드라마 대박을 낸 가운데 '꽃보다 할배'에 이은 '꽃보다 누나'의 성공도 매우 고무적이다. 방송가에서는 이명한의 총괄 아래 신원호, 나영석 PD와 이우정 작가가 뭉친 이 군단이 향후 몇 년 간은 능가할 자 없는 절대 미다스의 손이라는 분석들이 지배적. 케이블채널 사상 유례없는 최고 시청률을 낸 '응답하라' 시리즈나 할배와 누나로 이어진 배낭여행 프로젝트 등은 지상파와 케이블 간 시청률을 상대 비교할 수 있는 공식적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도 웬만한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압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가운데 고민구, 신효정 PD까지 가세하면 이 채널의 동력이 더욱 배가될 수 있고 그에 따른 다양한 도전들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KBS의 경우 사실상 나영석 PD의 이적 후 예능국의 인력난이 심화됐고 특히 메인 연출이 가능한 연차의 PD들이 씨가 마른 상태라 내부적인 고충이 심각했던 상태. 한창 전방에 나가 연출을 전담할 수 있는 이른바 '허리' 세대들이 다수 빠지고 연차가 높은 관리직이나 신입, 초년 PD들이 더 많은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SBS의 경우 KBS와 MBC에 비하면 이적 사례가 극히 드물긴 하지만 이번 신효정 PD와 같은 메인 연출 PD들의 이적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면 향후의 손실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지난 2012년 초 나영석 PD 이적 후 잠잠한 듯 했던 스타 PD들의 CJ E&M행이 재시동을 건 이유는 무엇일까.
지상파 예능국 한 고위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CJ E&M과 종합편성채널로 이적한 동료들의 성공 사례가 잔류했던 PD들의 마음을 움직인 면이 가장 클 것"이라며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PD의 잇단 성공과 지상파를 위협하는 성과들은 현업 PD 입장에서 당연히 욕심이 나는 일이다. 한창 연출에 매진할 프로듀서 입장이라면 도전 욕구가 없을 리 없다. 결국 채널적으로 다른 환경에 대한 동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CJ E&M 측 한 관계자는 "겉으로 보이는 성과는 꽤 커다랗게 보이지만 실상 이를 만드는 내부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제작 프로그램에 더욱 내실을 기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다양하게 제작하기 위해 인력 수급에 대한 수요가 꾸준했다"며 경력 PD들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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