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코’ 이미숙, 미워할 수 없는 마원장의 치명적 매력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1.03 11: 53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 연출 권석장)에 대한 호평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차갑기만 한 당대 현실 속 청춘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중간 중간 등장하는 깨알 같은 코미디, 개성 강한 캐릭터 등 ‘미스코리아’는 여러모로 뛰어난 점이 많은 드라마다. 아쉬운 것을 굳이 따져보자면 치명적인 대진운 정도.
특히 ‘미스코리아’에는 유난히 개성 있는 캐릭터가 많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은 다양한 연기파 주·조연들을 통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배우 이미숙이 분한 퀸 미용실 마애리 원장이다.
마애리는 67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의 실력파 미용실 원장이다. 쉰 안팎의 나이에도 곧게 날이 선 몸매, 완벽한 화장, 꼿꼿한 태도 등 그는 자신의 앞에 선 이들을 주눅 들게 하는 아우라와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이다.

지난 2일 방송된 ‘미스코리아’에서는 마애리의 독보적인 매력이 빛을 발했다. 이날 마애리는 가슴 확대수술을 망설이는 오지영(이연희 분)을 적극적으로 설득했고 오지영을 다시 데려 가려고 하는 김형준(이선균 분)과 대립했다.
그러나 오지영이 마지막에 선택한 것은 김형준이었다. “마원장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도 하겠다”던 오지영은 “가슴 수술을 하지 않고도 1등을 시켜주겠다”며 "모든 여자의 가슴은 아름답다"는 김형준의 진심어린 말에 흔들렸고 끝내 옛 연인을 선택했다.
마애리는 가슴 수술을 포기하고 나온 오지영에게 "내가 그렇게 철 지난 남자한테 질척대지 말래도. 이 중요한 시간에 그깟 남자 때문에 네 인생 되돌이표 만들겠다고? 나는 나 싫다는 사람 안 받는다. 넌 내 지시대로 수술도 하고 내 품 안에 있어야 1등이지 내 품안에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두고 보자"라고 매몰차게 말한 뒤 등을 돌렸다.
차갑게 등을 돌렸지만 마애리는 홀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며 외로움을 달랬다. '베사메무초'에 맞춰 춤을 추는 몸짓에는 절절한 고독함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마애리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역할로만 보면 주인공인 오지영과 비비화장품 식구들의 경쟁자로 악역에 가까운 위치지만, 그는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자신만의 독보적이고도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 "내 품이냐 아니냐가 미스코리아가 되느냐마느냐의 꼭짓점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과 허튼 꼼수 따위는 부리지 않는 자존심, 때로는 변태처럼 보일 정도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등은 마원장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을 높인다.
그리고 이미숙은 이 같은 마애리 캐릭터를 마치 원래 자신의 모습인냥 완벽하게 선보이고 있다. 캐릭터와 배우의 찰떡같은 궁함은 극의 재미를 더욱 높여주고 다른 배우들과도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모양새.
앞으로 '미스코리아'는 마애리 원장의 수하에 남은 김재희(고성희 분)와 미스코리아 만들기 초짜인 김형준과 비비화장품 식구들의 희망 오지영의 본격적인 경쟁이 그려질 전망이다. 마원장이 또 어떤 면모로 오지영과 비비화장품 식구들을 긴장시킬 지 기대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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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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