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 미계약' 허도환, 팀과 의견차 큰 이유는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1.06 08: 43

넥센 히어로즈의 연봉 협상이 해를 넘겼다.
넥센은 지난달 30일 이성열(30), 오윤(32)과 연봉 계약을 맺은 뒤로 연봉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넥센은 오윤을 마지막으로 2014시즌 연봉 계약 대상자 44명 가운데 43명과 계약을 마쳤다. 넥센은 딱 한 명, 포수 허도환(30)과 계약을 하지 못해 연봉 협상 테이블을 새해까지 가져왔다.
지난해 5700만원을 받은 허도환은 116경기에 나와 260타수 56안타 19타점 29득점 타율 2할1푼5리를 기록했다. 도루저지율은 2할7푼3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리그 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했으나 시즌 초반 팀의 주전이 박동원이었던 까닭에 많은 이닝에 나서지 못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 않았다.

지난 시즌 후 넥센은 다른 팀과는 확연하게 다른 연봉 협상실력을 발휘했다. 보통 협상기간이 긴 주전 선수들과 이례적으로 먼저 협상을 마치면서 가속도를 붙인 협상은 강윤구, 한현희, 이성열, 김민성 등에게 프로 데뷔 첫 억대 연봉을 안겨주며 훈훈하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허도환과는 큰 입장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까닭은 양측이 어디를 보는가에 있다. 허도환은 올 시즌 팀에 백업 포수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공로를 인정받기를 바라고 있다. 넥센은 시즌 초 박동원이 주전으로 낙점됐으나 기대에 비해 부진했고 손등 부상까지 입으면서 중반부터 허도환이 홀로 마스크를 쓰다시피 했다. 지재옥 역시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팀은 리그 전체를 보고 있다. 허도환은 그대로 규정 타석을 채웠다 해도 리그 타자들 중 뒤에서 두 번째 타율을 기록한다. 올해 유난히 부진했던 강민호(.235)보다도 낮다. 냉정하게 허도환의 능력을 평가할 때, 외국인 선수들과의 호흡은 좋지만 기본적인 공격력이 없다면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하기는 어렵다.
결국 팀을 봐야 하나 개인을 봐야 하나의 싸움인데 이는 다른 선수들의 연봉 갈등 때도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다만 비교적 '속전속결'로 연봉 협상을 끝내는 것이 목표인 구단과 그 속도에 제동을 건 허도환의 연봉 싸움이 어떤 결과로 막을 내릴지 주목된다. 허도환과 팀은 15일 애리조나행 비행기를 탈 때까지는 계속해서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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