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곽경근 경질 이유...결국 서포터 때문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1.08 18: 16

"팬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시민구단 부천FC 1995 구단이 곽경근 전 감독을 경질한 진짜 이유를 '팬들에 대한 신뢰'라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양측의 진실공방과 별개로 기존의 경질 이유와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낳을 전망이다.
부천FC는 8일 곽경근 전 감독 경질 배경을 "팬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원원 부천 단장은 이날 부천종합운장 내 미디어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꼭 곽 감독의 비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팬으로부터 신뢰가 떨어진 감독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감독직 수행이 어렵다고 봤다"고 곽 전 감독 경질 배경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부천 구단은 곽경근 감독의 경질 사유를 '유소년 클럽 운영상 나타난 문제점',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들', '구단의 지시에 대한 불이행 문제' 등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곽 전 감독이 부천FC 18세 이하(U-18) 선수들에게 매월 회비를 징수해 구단에 알리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는 등 총 1억1000만 원 규모의 돈을 유용했다는 것이다. 또 부천은 드래프트 과정에서 일부 대학과 선수를 주고 받았다는 의혹을 내세웠고, 구단과 사전 조율없이 감독이 독단적으로 선수단 리빌딩을 하였고, 직무정지 기간에도 지역 행사에 참석했다고 곽 감독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 세 부분에 대해 부천 구단은 명확한 물증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부천 구단이 학부모들로부터 두 달치 회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것은 물론 뚜렷한 정황 없이 서포터들이 게시판에 올린 내용을 참고로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부천은 그 외 여러 부분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팬들의 신뢰' 부분에 대해서는 부천이 내놓은 곽 감독 경질 사유가 적힌 보도자료 어디에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날 만난 윤 단장은 "누군가 투명성 확보를 해줘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팬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상임이사회를 곽 감독의 직무정지를 결정을 내렸고 이후 내부 감사 결과, 경질을 결정했다"고 밝혀 사실상 '팬들의 뜻'이었음을 밝혔다. 자체 내부 감사는 구단 감사 2명과 구단 총무팀 이상기 팀장이 맡아 진행했다.
윤 단장은 "부천은 유독 서포터들의 관심이 많은 구단이다. 거기서 흘러나온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감독에게 문제가 있더라"면서 "한 명의 민원이라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아직 곽 감독이 물증은 없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축구교실 대표로 10월 22일까지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곽 전 감독은 이날 앞서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단에서 제시한 경질 사유 3가지를 모두 부정했다. 곽 전 감독은 "유소년 클럽 운영은 나와는 별개다. U-18 유소년팀 지도자는 고민기 감독이고, 곽경근 축구클럽 대표이사는 변승현 씨"라고 설명했다.
특히 곽 감독은 "나는 떳떳하다. 명예가 실추될 대로 됐다. 법적을 갈 것이며 감독직을 계속 하고 싶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어 "앞으로 변호사를 통해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곽경근 축구클럽 출신 선수 학부모들은 "온라인 댓글에 확인되지도 않은 악성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면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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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원 부천 단장-이상기 총무팀장(왼쪽부터), 곽경근 전 부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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