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슈터’도 인정한 조성민의 클러치능력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1.10 07: 27

“조성민 슛, 참 대단하고 신기해. 나보다 낫다니까.”
조성민(31, KT)이 슈팅실력을 인정받았다. 다른 선수들이 ‘국가대표 슈터’ 조성민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람보슈터’ 문경은 SK 감독이 조성민을 인정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것도 “나보다 낫다”는 표현을 썼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
문경은 감독은 9일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자연스럽게 8일 LG전 경기종료 3.3초를 남기고 ‘4점 플레이’를 성공시킨 조성민 이야기가 나왔다. 문 감독은 “조성민 슛은 참 대단하고 신기해. 어떻게 올라가면서 던지는데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조성민은 공을 갖고 슈팅찬스를 잘 만든다”며 칭찬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더 낫죠?’라고 되묻자 문경은 감독은 “조성민이 나보다 낫다”며 손사래를 쳤다. 단순히 예쁜 후배 감싸기일까? 문 감독은 프로농구 정규시즌 통산 3점슛 1,669개 성공으로 역대 1위에 올라있다. 그런 그가 최고슈터로서 자존심을 버리고 후배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구체적으로 묻자 문경은 감독은 ‘슈팅학개론’을 시작했다. 그는 “슈터가 수비수를 떨어뜨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공 없을 때 움직임으로 제치는 것이고, 둘째는 공을 갖고 찬스를 만드는 것이다. 첫째만 잘해도 ‘슛 좀 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가 변기훈에게 강조하는 것도 1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감독은 “조성민은 1번과 2번을 다 보유했다. KBL에서 전체 수비시스템을 혼자 흔들 수 있는 슈터가 있다면 조성민이다. 예전에 한국농구가 슈터위주로 할 때는 나나 김현준 선배 등 뛰어난 선수가 많았다”면서 조성민을 극찬했다. 람보슈터의 칭찬이니 더 높은 가치를 매길 수밖에 없었다.
문경은 감독은 스스로를 ‘반쪽짜리 슈터’로 격하했다. 그는 “대학시절 하루 슛 천개를 쐈다. 서장훈이 리바운드를 하고 이상민이 패스를 하면 나는 슛만 쏘는 분업농구였다. 그래서 김영만, 양경민만 만나면 잡혔다. 사실 난 신장과 탄력이 좋아 드리블을 할 필요도 별로 없었다. 삼성에서 김동광 감독을 만나 맥클래리와 처음 2 대 2 픽앤롤을 시작했다”면서 비화를 밝혔다.
올 시즌 조성민은 평균 15.6점으로 데뷔 후 최고점을 찍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47.4%에 달한다. 문경은은 2000-2001시즌 평균 18.8점, 3점슛 44.6%를 찍으며 소속팀 삼성을 우승시켰다. 단일시즌 조성민의 임팩트가 문경은을 넘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터지는 조성민의 클러치슈팅능력은 문경은 감독의 전성기와 견줄 만하다. 과연 올 시즌 조성민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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