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2'에 분노하는 시청자…왜 공감되지?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1.12 11: 28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가 시청자들로부터 강한 비난과 함께 뭇매를 맞는 분위기다. 시청자들은 격하게 분노하고, 활시위를 떠난 거친 화살은 특정 출연자는 물론 프로그램 자체를 겨냥하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더 지니어스2'는 비(非)방송인 중 하나인 '서울대 출신 천재해커' 회사원 이두희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문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이두희는 시작과 함께 자신의 신분증을 도난당했고, 방송내내 손발이 묶인채 결국 자신을 향해 내달리는 패배를 안을 수밖에 없었다. 눈물을 흘릴만큼 처참했고, 시즌 사상 최악으로 꼽힐만한 패배였다.
이두희의 신분증을 훔쳤던 은지원은 이상민으로부터 생명의 징표를 건네받고 탈락자를 가리는 '데스매치'에도 면제됐다. 신분증 절도에 일조했던 아나운서 조유영은 결국 이두희에게 데스매치 상대로 지목됐지만, 은지원이 또 다시 이두희에게 배신의 칼을 꽂아 연명했다.

매회 고군분투했던 전 시즌 우승자이자 전직 프로게이머 홍진호도 결국 이두희의 커다란 공석에 영향을 받으며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임요환도 이상민에게 불멸의 징표 위치를 제공하면서 거래를 요구했지만 끝내 배신당했다.
이쯤되면 방송인-비방송인의 편가름을 부정할 수 없는 지경이다. 애초 이날 방송에서 이상민은 방송인들만 모인 오프닝에서 홍진호-임요환-이두희가 몰래 사적만남을 갖고 자신들(방송인)을 제거할 계획이라는 주장을 펼쳐, 이같은 탄탄한 결속을 유도했다.
'더 지니어스'는 사회의 쓰디쓴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실의 축소판'처럼 비춰지는 이곳에서, '룰 브레이커'라는 타이틀 기획의도에 맞게 모두를 놀래키는 기발한 방식으로 정면승부를 펼치는 이들은 승리하지 못하고 자꾸만 고꾸라진다. 반면, 모략과 배신을 일삼는 이들은 연승 행진을 이어간다.
방송을 보는내내 '정의의 실현'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는 참가자들의 약진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자꾸 추악하게만 전개되는 게임 모습에 분노할 수 밖에 없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간의 진짜 갈등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정종연 PD, "연맹 결성에 의한 승패가 안타깝지만 무조건적으로 틀렸다고 생각하기 힘들다"고 밝힌 홍진호. 더불어 홍진호는 "틀렸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그건 내가 추구하는 '더 지니어스'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PD가 추구하는 '더 지니어스2', 홍진호가 추구하는 '더 지니어스2', 그리고 시청자들이 바라는 '더 지니어스2'는 물론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총 12개 중 절반의 메인매치가 끝난 현재 이처럼 거대한 비난여론에 직면했다면 원인을 진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개선을 위해 고민해야 할 시점에 다다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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