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진 "손예진 닮은꼴? 선배님께 항상 죄송해요"[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1.16 17: 05

2013년의 마지막 날, 배우 경수진은 그 어느 해보다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한 해 동안 보여준 배우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리는 시상식에서 경수진은 무대 위에 오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주인공들 중 한 명이었다. 경수진에게 돌아간 트로피는 신인여우상. KBS 2TV 드라마 ‘상어’에서 배우 손예진의 아역으로 호연을 펼친 데에 이어 KBS 2TV 아침드라마 ‘TV 소설 은희’의 타이틀롤을 맡으며 열연을 선보인 것에 따른 수상이었다.
시상식장에 울려 퍼진 자신의 이름을 듣고 기뻤다는 그는 수상의 즐거움이 딱 그날 12시까지였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인상이 주는 부담감에 점차 어깨가 무거워졌기 때문.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받을 줄은 몰랐다는 그는 2013년의 마지막 태양을 보며 다잡았던 초심을 트로피가 확실하게 마무리 해준 것 같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쁘기도 기뻤는데 그 기쁨이 오래 가지 않았어요. 12시 딱 되니까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신인상을 받은 만큼 더 채찍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사실 그날 운동을 하면서 2013년의 마지막 태양을 보는데 ‘2014년에는 발전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다잡았었어요. 그런데 신인상을 받게 되면서 ‘진짜 이 마음 변치 말아야겠다’ 생각했어요(웃음).”
신인상을 받을 만큼 연기적으로 인정을 받은 그였지만 사실 그에겐 아직 극복해야 할 하나의 수식어가 남아있다. 바로 ‘손예진 닮은꼴’. 배우 손예진을 닮은 외모와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비슷한 분위기는 경수진에게 ‘손예진 닮은꼴’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게 했다.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 신인배우에게 ‘꼬리표’란 그리 좋지 않을 수도 있는 일. 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니 그저 손예진에게 송구스럽단다. 허리까지 굽히며 죄송해 하는 경수진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자 손예진의 이름을 빌려 인지도를 얻은 것 같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더 밝게 대해주는 손예진의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앞으로 맡은 캐릭터를 내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서 저의 수식어는 많이 바뀔 것 같아요.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하면 자연스럽게 떼어지지 않을까요. 그런데 정말 손예진 선배께 항상 송구스러웠어요. 선배의 이름을 빌려서 인지도를 얻은 것 같다 보니까 송구스러웠거든요. 인사도 잘 못 드렸어요. 그런데 먼저 ‘밥 먹었어?’ 이러면서 오히려 밝게,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죠.”
 
그런 의미에서 경수진에게 ‘TV소설 은희’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경수진을 따라다녔던 ‘아역’이라는 수식어를 떼는 작품이었던 것과 동시에 ‘손예진 닮은꼴’이라는 꼬리표 역시 조금이나마 희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본인 역시 ‘은희’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특히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는 점이 경수진 자신에겐 큰 의미로 다가오는 듯 했다. 그는 ‘은희’를 이야기할 때 항상 ‘배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많은 것을 배웠고 특히 긴 대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세트에 대한 두려움도요. 매일매일 연습하고 그러니까 긴 대사를 외우는 것도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고요. 매일매일 은희로 살다 보니까 더 잘 외워지고 정말 감사해요. 이 ‘은희’라는 작품을 한 것이 감사한 일이죠. 무엇이 부족한지, 내 단점이 뭔지도 깨닫게 되는 기회였고요.”
뜻 깊은 2013년을 보낸 경수진에게 2014년의 계획을 물으니 일 욕심을 더 내보고 싶다고 했다. 한창 연애할 나이에 연애 생각은 없냐고 물으니 연애 보단 일 욕심이 더 앞선단다. 신인상이 아깝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2014년 계획이라고.
“신인상에 보답을 해야 하고 그에 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인상을 받았지만 연기적인 측면에서 인정받고 싶어요. 그리고 ‘경수진에게 신인상 주길 정말 잘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기를 잘 해야 될 것 같아요. 그게 목표에요. 올해엔 일 욕심을 더 내보려고 해요.”
 
trio88@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