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맨턴 국가대표 이용대(26)와 김기정(24, 이상 삼성전기)이 도핑검사를 받지 않아 2014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 24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약물검사 관련 규정 위반으로 1년 자격 정지 조치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자격정지가 아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의무적인 약물검사를 받지 못했다. 그것도 세 번이나 그 시기를 놓치는 통에 자격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이용대와 김기정은 어떠한 금지 약물도 복용하지 않았다. 약물검사를 고의적으로 회피한 것도 아니다. 대회 참가와 불시 검사 일정이 겹쳐 생긴 일"이라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사실상 협회의 행정실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약물선수라는 비난은 피할 수 있다.
어쩌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행정실수가 벌어졌을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선수들의 소재를 분기마다 관련시스템(ADAMS)에 입력할 의무가 있다. 해당 정보는 전날까지 수정이 가능하다. WADA는 이 정보를 발판으로 불시에 약물검사를 할 수가 있다. 즉, 아무런 통보없이 이용대를 불시에 찾아가 오줌을 받는 식이다.
그런데 WADA는 지난해 3월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소재를 입력했던 태릉선수촌을 불시에 방문했지만 해당 선수들은 없었다. 9월에는 선수들의 소재를 입력해야 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입력 기간을 놓쳐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WADA는 11월에 다시 한 번 약물 검사를 하기 위해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예고했던 태릉선수촌에 방문했지만, 이용대와 김기정은 전주에서 대회를 소화하고 있어 검사를 받지 못했다.
결국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세 차례 경고를 받은 끝에 이용대와 김기정의 자격 정지 조치를 통보 받았다. BWF 사상 첫 삼진아웃이다. 당장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는데다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했다. 고의적인 회피가 아니라면 행정실수가 빚은 어이없는 재앙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중수 전무는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돼 송구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통감하고 선수들의 구명을 위해 전담팀을 꾸려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용대와 김기정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으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OSEN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대한배드맨턴협회 김중수 부회장.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