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날짜요? 쉿! 비밀이에요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2.12 15: 43

"다음주 컴백이에요. 하지만 팬들은 아직 몰라요."
가요계 컴백 일정 보안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컴백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도 정확한 신곡 발매 날짜를 비공개에 부치는 등 가능한 제일 늦게 컴백 날짜를 오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요계서는 다른 기획사 가수들의 컴백 시기를 미리 알기 위해 정보전이 한창이다.

오는 17일 컴백하는 선미, 박지윤, 비투비의 일정이 모두 공식발표된 건 지난 10일. 이날로 신곡 발매가 예정된 또 다른 대형 컴백 한팀과 가수 한명은 12일 오후까지도 아직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오는 19일 신곡을 오픈하는 소녀시대도 지난 11일에서야 날짜를 못박고 컴백을 공식화했다. 이외에도 다음주 컴백을 '비밀'로 부치고 있는 팀이 두 팀 가량 더 있다. 가요계서는 음원 유통 및 컴백 무대 조율 때문에 대략의 날짜가 미리 소문이 돌지만, 소속사의 공식 확인은 보통 7일 안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이같이 컴백 보안이 중시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그 정보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 소녀시대는 지난 연말부터 '컴백한다, 안한다'가 큰 이슈를 모아왔으며, YG는 싸이, 위너, 악동뮤지션, 2NE1 등의 컴백 일정을 최대한 러프하게만 알리고 있는 상태다. 3월 컴백팀들도 대부분 컴백 일자를 정해뒀지만, 정확한 날짜를 공개하기는 꺼려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빨라진 이슈 수명 때문이다. 컴백을 한다는 소식은 큰 화제를 모으지만 그 이후 급속도로 식어버리는 게 문제. 정작 음원이 나올 땐 가수의 컴백 소식이 더 이상 뜨겁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래서 최대한 주요 정보를 뒤로 돌려,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려 하는 것. 한 가요관계자는 "요즘에는 이슈가 며칠도 가지 않는 것 같아, 최대한 늦게 공식발표를 하고 관심이 식기 전에 새 음원이 공개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가수의 경우에는 다른 가수들의 견제를 막기 위한 이유가 크다. 대형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방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1위를 무난하게 수성하는 것. 그런데 미리 컴백 일자가 공식화될 경우 다른 가수들의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형가수의 점수가 높을 기간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다소 누그러질 때 치고 올라오는 걸 노리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의외의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컴백을 앞둔 한 보이그룹 관계자는 "중급 스타들에게는 1위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데, 대형 가수들의 일정을 최대한 피하거나 점수가 약해질 때를 노려야 해서 다른 가수의 컴백 일자 정보를 알아내는 것도 매니저의 큰 능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경쟁 가수의 면면을 미리 파악해 방송점수나 SNS 점수를 전략적으로 높여 순위를 뛰어오르게 한 몇몇 기획사가 가요계 실력자로 회자되기도 했다. 
중급 가수에게는 음원사이트의 추천이 가장 큰 변수다. 추천 음원 수가 늘긴 했지만, 그래도 쏟아지는 신곡들 중에서 추천곡으로 선정되는 건 쉽지 않은 일. 추천 여부가 순위에 큰 영향을 받는 가수들은 음원사이트가 언제, 어떻게 추천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답변을 최대한 늦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미리 컴백일자를 공개했다가 뒤늦게 바꾸는 건 '모양이 빠지는' 일. 그래서 가장 맘에 드는 추천 일정을 받을 때까지 최대한 시기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컴백 일정은 음원사이트가 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그런데 대형가수들이 딱 차지하고 난 그 자리의 추천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알기 위해서 컴백 일자 공개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