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클리닝타임]다나카, 4대 과제 넘고 살아남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2.13 13: 40

이번 메이저리그(MLB) 오프시즌 최고의 화제 인물 중 하나였던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가 드디어 미국 땅에 발을 내딛었다. 공식 입단식을 갖고 본격적인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연봉이 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적응해야 할 부분이 산더미다.
다나카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취재진만 200여명이 몰렸을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뉴욕 언론들은 “제이코비 엘스버리, 카를로스 벨트란의 입단식과 비교하면 2배의 인원이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일본 언론의 숫자도 포함됐기에 인파는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었지만 다나카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대변하는 일로 봐도 무리는 없다.
이 입단식에서 다나카는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양키스는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예전보다 전력이 약해진 면도 있지만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해서다. 당장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 지구 소속이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보통 양키스는 시즌 프리뷰에서 지구 3위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가시밭길을 뚫어내려면 다나카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나카의 기량은 검증이 됐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7년 1억5500만 달러의 연봉이 높은 감은 있지만 일본 무대를 평정했던 선수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만한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직구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아도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췄고 내구성과 심장도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MLB 무대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당면과제는 유효하다. 그 시작은 미국과 일본 야구의 미묘한 차이를 이겨내는 것이다.
도 다나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이런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래리 로스차일드 양키스 투수코치는 “다나카는 적응에 대한 마음가짐이 훌륭하다. 빠른 진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적응해야 할 세세한 부분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시차와 이동거리는 둘째치더라도 마운드나 공인구, MLB의 다른 투수 교체 방식 등 그라운드 내에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 부분도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다.
우선 공인구 적응이 당면과제다. MLB 공인구는 일본프로야구 공인구보다 대체적으로 좀 더 크고 더 미끄럽다. 다나카가 오프시즌 중 MLB 공인구로 훈련하며 적응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다. 구위에 미묘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다만 일본에서도 자주 바뀐 공인구에 매번 잘 적응했던 다나카라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더러 있다.
마운드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마운드는 일본에 비해 대체적으로 딱딱한 편이다. 일본에서 부드러운 마운드에 적응되어 있던 선수라 이 부분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다른 투수 교체 방식에 대한 마음가짐도 변해야 한다고 는 지적한다. 일본에서는 끝까지 마운드에 내버려두는 일이 많았지만 미국은 투구수 100개 가량에서 칼 같이 투수 교체를 한다. 일본과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는 크리스 니코스키는 “이런 부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라며 의외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임을 지적했다.
생활 리듬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니코스키는 “일본은 저녁에 경기가 끝나면 다음날 아침에 이동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곧바로 이동해 새벽 3시에도 깨어있어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어디에서나 겪지 못했던 일이다. 그에게는 새로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나카가 무난한 적응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니코스키는 “아직 그는 어리다. 처음에는 이상한 일이겠지만 그것으로 끝일 것이다. 그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라쿠텐에서 선수 생활을 같이 했던 랜스너 역시 “마운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팀에는 스즈키 이치로, 구로다 히로키와 같은 일본 선수들이 있어 적응이 편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나카의 첫 시즌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까.
skullboy@osen.co.kr
< 사진 >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