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안현수 금메달' 바라보는 한국-러시아의 상반된 심정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2.15 21: 58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그리고 안현수의 금메달을 바라보는 한국과 러시아의 심정은 참으로 상반된 것이었다.
안현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한국의 신다운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로써 안현수는 러시아 쇼트트랙에 역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역사적 주인공이 됐다. 500m 동메달리스트인 안현수는 메달을 두 개로 늘렸다.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쇼트트랙 황제'가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귀환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가 귀환한 땅은 한국이 아니었고, 그의 가슴에 달린 국기는 태극기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더이상 안현수가 아닌 빅토르 안이었다.

안현수가 첫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장내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찼다. 러시아에 첫 번째 쇼트트랙 금메달을 안겨준 빅토르 안의 이름을 연호하는 러시아 국민들의 함성이었다. 자국에 역사상 첫 번재 쇼트트랙 메달과 금메달을 연달아 안긴 쇼트트랙 황제에게 러시아는 아낌없는 환호와 애정을 보냈다.
반면 한국은 러시아의 기쁨과 정반대의 감정을 느껴야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시가 난다던가. 러시아 땅에서 다시 한 번 '황제'의 명성을 되찾은 안현수의 오열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너무나 화려한 귀환을 바라보는 한국은 씁쓸하고 안타까운 심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번 엎지른 물은 되돌릴 수 없는 법. 이제 한국은 안현수의 조국이 아닌, 빅토르 안의 화려한 무대에 박수를 보내야하는 관중의 입장에 머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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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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