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과 '레고무비'의 엇갈린 운명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2.18 16: 06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워너 브라더스의 완구 변형 영화 '레고 무비'가 국내에서는 상반된 운명 속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 달 16일 개봉한 '겨울왕국'은 17일 하루동안 전국 636개 스크린에서 총 7만 9295명을 불러 모아 일일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903만 1770명이다.
지난 1일 '쿵푸팬더2'(506만)을 3년 만에 뛰어넘으며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등극한 후 어느 새 '아이언맨3'(900만)를 추월했다. 현재 흥행 순위는 국내 개봉작 중 외화 최고 흥행작 '아바타'(1362만 명)에 이은 역대 2위다. 이에 '겨울왕국'이 과연 애니메이션으로는 기적같은 1000만 돌파를 이뤄낼 지도 관심사다.

북미에서 3억7,604만6,000 달러, 해외에서 5억 7,970만 달러 수익을 내며 총 합계 9억 5,574만 6,000달러를 기록 중인 '겨울왕국'의 흥행 국가들 중 한국은 북미 제외 2위다. 한국이 세계 영화 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오르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신드롬에 가까운 '겨울왕국'의 국내 붐을 보여준다.
'레고 무비' 역시 북미에서의 흥행은 '겨울왕국'에 못지 않다. 박스오피스모조 집계 결과, '레고 무비'는 개봉 2주차인 14~16일 3일간 총 4,881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2주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내 누적 수익은 1억 2,911만 3천 달러. 월드와이드로는 1억 8,031만 3,000달러다. 제작비 6000만 달러의 3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흥행 성적은 미미하다. 직배사와 극장의 부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겨울왕국'이 디즈니 초기작들의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OST의 인기가 흥행에 단단한 한 몫을 했다면, '레고 무비'의 지지는 좀 더 콘텐츠 자체에 집중돼 있다. 일일이 한 장면씩 촬영하는 스톱모션 기법의 첨단 기술과 특유의 유머, 감성의 조화로 현지의 호평이 상당하다.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개봉 주 95%였던 이 영화의 신선도는 개봉 2주차에 96%로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런 호평과 관심이 무색하게도 국내 극장가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전국 112개 스크린에서 3401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누적관객수는 16만 7939명이다.
지난 6일 개봉한 '레고무비'는 직배사와 극장의 부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서울 대형 극장체인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상영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메가박스를 찾아야만 한다. 이는 '호빗:스마우그의 폐허' 때부터 불거져 온 부율 문제가 '토르2'에 이어 '레고무비'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 애니메이션의 천국이지만, 두 화제작들의 엇갈린 운명이 국내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자아낸다.
nyc@osen.co.kr
'겨울왕국', '레고무비' 포스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