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40억 포기하고 울산구장 가는 이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20 09: 30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홈 8경기를 울산구장에서 치른다.
롯데와 울산광역시는 지난 2012년 MOU를 체결, 울산구장이 개장하는 2014년 정규시즌 6경기에서 9경기를 울산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리고 롯데는 약속대로 올 시즌 8경기를 울산구장에서 치른다. 4월 4~6일 삼성과 3연전, 5월 23~25일 KIA와 3연전, 8월 19~20일 한화와 2연전 등 총 8경기다.
강제력이 없는 MOU지만 롯데는 약속대로 울산에서 프로야구를 치른다. 올 시즌 홈 64경기 가운데 8경기를 울산에서 치르는데 전체 홈 경기 12.5%다. 이 말은 연간 홈 수입 가운데 10% 이상을 포기하면서 까지 울산에서 야구를 치른다는 뜻이다.

롯데 최하진 대표이사는 "홈에서 한 경기를 치르면 대략 매출 5억원 정도가 발생한다. 입장수익이 2~3억 정도 되고 유니폼 등 상품 판매도 그 정도 된다. 울산구장에서 8경기를 치르게 됐는데,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40억원 정도는 우리가 포기하고 울산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울산에서 경기를 치르며 발생하는 추가 지출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하면 선수들이 집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지만, 울산구장은 합숙을 해야 한다. 원정경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럼에도 롯데가 울산광역시와 약속을 지키는 이유는 프랜차이즈 강화를 위해서다. 최 대표이사는 "울산 야구팬들도 우리 자이언츠 팬들이다. 울산에서 꾸준히 프로야구 경기를 하게 된다면 그 만큼 지역 아마추어 야구도 발전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인기 뿌리는 프랜차이즈인데 울산구장에서 야구를 하게 되면 롯데의 영역을 그만큼 넓힌다는 게 최 대표이사 생각이다.
작년 신인선수 드래프트부터 1차지명제도가 부활했다. 롯데는 KIA와 함께 가장 앞서서 이를 주장했던 구단이다. 그렇지만 정작 울산지역 고교인 울산공고는 NC 다이노스에 우선권이 있다. 롯데는 부산지역 5개 고교인 개성고, 경남고, 부경고, 부산고, 부산공고를 담당한다.
그럼에도 최 대표이사는 "앞으로 계속해서 울산구장에서 경기를 하겠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 기반 다지기도 있지만 야구 인프라 문제도 얽혀있다. 그는 "야구장을 새로 지었는데 거기서 프로야구 경기를 안 하면 누가 새로 짓겠다고 하겠나"고 반문했다.
또한 울산구장에서 퓨처스리그 경기를 더 많이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 대표이사는 "상동구장에서 경기를 하면 관중들이 얼마나 오겠나. 울산에서 하면 더 많은 분들이 롯데 경기를 볼 수 있다. 퓨처스리그 경기라고 해서 스타가 안 나오는 건 아니다. 금액적인 부분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퓨처스리그 홈 전 경기를 울산구장에서 치른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cleanupp@osen.co.kr
만원관중을 이룬 사직구장.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