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SUN, KIA를 춤추게 할 것인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02.24 06: 02

"감독님이 많이 달라졌다".
선동렬 KIA 감독은 부임 3년째를 맞는다. 첫 해는 5위, 작년에는 8위의 수모를 당했다. 리더십에도 상처가 났다. 계약 마지막 해를 맞아 누구보다도 성적이 중요하고 조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지훈련지에서의 얼굴은 평온하다. 그저 순리에 맡기려는 모습이다. 대신 선수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력한다. 작년 가을부터 KIA 선수단의 테마는 '대화와 소통'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서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덩달아 선수들도 달라졌고 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SUN 노크

선감독은 작년 마무리캠프에서 직접 노크배트를 잡았다. 신인 내야수 강한울을 상대로 지옥의 노크볼을 쳤다. 삼성 시절부터 방망이를 잡은 경우는 없었다. 쉽게 범점하기 힘든 국보스타 감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볼도 함께 줍고 "좀 더 강하게 쳐보라"며 타자들의 배팅훈련도 독려한다. 싫은 소리도 하지 않는다. 선 감독의 이런 모습은 선수들에게도 "아, 뭔가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고참과의 대화
노크에서 그치지 않았다. 선 감독은 괌과 오키나와에서 고참선수들과 술을 겸한 식사자리를 가졌다. "오키나와에서는 14명 정도가 됐는데 함께 팀을 위해 서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말했다. 선수들 위치에서는 감독과의 대화는 받아들이는게 다르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어색하다. 그러나 서로 눈을 맞추면서 진지하게 말을 나누다보면 친밀한 감정이 생긴다. 선수들과 사이에서 높았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이적생 주장 이범호
선 감독은 이범호에게 주장을 맡도록 했다. 이적생이 KIA 주장을 맡는 경우는 없었다. KIA는 이적생들이 많아지면서 팀의 체질도 바뀌었다. 지역적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구성원이 이질적이면 팀워크 형성에 문제가 있다. 선 감독은 이적생 대표나 다름없는 이범호가 선수들을 잘 엮어줄 것으로 보았다. 이범호도 "젊은 후배들과 소통하면서 정다운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는 의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범호는 이른바 '집합'을 없앴다. 주장의 권위를 버리고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수평적 관계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코치와 선수들의 관계이다. 코치들은 선수들과  질책보다는 진지한 대화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 선수들도 요구할 것은 요구한다. 그만큼 코치-선수들이 수평적 관계로 바뀌었다. 선 감독이 코치들에게 선수들과 눈높이 스킨십을 갖고 대화하도록 여러번 당부한 결과이다. 한대화 수석코치도 감독의 마음을 읽고 코치진과 선수들의 관계를 매끄럽게 풀어가고 있다.
▲"소통은 윈윈"
고참 서재응의 말이다. "감독님이 많이 달라지셨다. 선수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셨고 선수들의 마인드도 많이 달라졌다. 소통의 의미는 서로 팀을 위해 접점을 찾아가며 윈윈하는 것이다. 지금 이것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올해가 기로라고 여기고 있고 서로 합심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작년, 재작년과는 다른 팀 분위기이다"고 전했다.
▲관건은 흔들림 없는 팀워크
지난 2년 동안 KIA 선수단의 분위기는 경직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제는 감독, 코치, 선수들이 신뢰감이 형성되면서 교집합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주장 이범호는 "KIA는 팀 분위기만 좋으면 성적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막 직후 성적에 따라 팀 분위기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중간계투진이 최약체인지라 초반 바람에 흔들릴 수도 있다. KIA가 진짜 달라졌는지는 그때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바람을 견디는 팀워크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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