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전향 고민하던 정훈에 이대호가 던진 한 마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2.24 13: 30

롯데 자이언츠 정훈(27)은 작년 주전 2루수로 도약했다.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전 2루수였던 조성환의 부상을 틈타 그 자리를 꿰찼고 시즌 끝까지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5푼8리 5홈런 37타점. 화려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는데 성공했고 골든글러브 후보로까지 선정됐다. 비록 정근우(한화)가 압도적인 표차로 2루수 골든글러브에 뽑혔지만 정훈은 작년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이제는 2루수로 경쟁력을 갖춘 정훈이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외야 전향을 고민하기도 했다. 워낙 2루수 포지션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3 시즌을 준비하며 정훈은 내야와 외야 사이에서 고민을 했다.

정훈은 "작년에 (코칭스태프로부터) 외야 전향을 권유 받았다. 하루 동안 고민하고 안 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그 사이 정훈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롯데 외야수 출신 김주찬과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대호에게 '정말 외야로 나가야 하나'라고 물어봤다.
김주찬과 이대호는 의견이 갈렸다. 정훈은 "주찬이 형한테 외야수 전향할까 하고 물어봤더니 '외야는 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아직 (주전 좌익수가) 공석이니까 기회가 어떤가 싶어서'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주찬이 형은 외야 나가라고 말해줬다. '(외야) 나가서 경기 뛰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을 해줬다"고 공개했다.
그럼 이대호 반응은 어땠을까. 정훈은 "'그냥 너 마음대로 해라'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웃었다. 정훈은 이를 자신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나중에 후회도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결국 정훈은 내야수에 전념하기로 했다. 그는 "생각해보니 만약 외야에 나가서 안 되면 답이 없다. 펑고를 열심히 받아서 수비를 늘려야겠다"면서 "생각을 바꿔서 열심히 한 덕분인지 결과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한 와중에 작년 말 정근우가 롯데에 온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당시 분위기에 대해 정훈은 "진짜 정근우 선배님이 (롯데에) 오신다고 생각했다. 주위에서는 '이미 롯데에서 8번 유니폼까지 준비했다더라'고 놀렸다. 그래서 '작년에 (외야전향을 고민하던 게) 마지막 기회였을까' 생각까지 했던 거 같다"며 웃었다.
여전히 올 시즌 롯데 2루는 치열한 주전경쟁 격전지다. 그럼에도 정훈은 경쟁자들에 비해 한 발 앞서있는 게 사실이다.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친 끝에 작년 사직구장 2루 베이스 주인이 됐던 정훈이 올해도 그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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