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따말’, 완벽했다..시청률로 표현못할 작품”[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3.04 10: 30

막장이 휘몰아쳤던 브라운관에서 은근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던 작품이 있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의 끝에서 발견한 진정한 사랑에 대한 고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볼 사람은 다 봤다는 흥행 공식을 따르듯, ‘따뜻한 말 한마디’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도 끄떡 않고 10%대 시청률을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지진희는 이 작품에서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 아들이었으나 불륜으로 인해 흔들리는 가장 유재학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초반 재학은 한 마디로 ‘밉상’이었다. 자신의 불륜을 당당하게 말하고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내 송미경(김지수 분)을 자극하며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했다. 초반 불편했던 재학의 태도는 미경과 갈등을 빚으면서 조금씩 변했다. 이는 20여 년을 함께 살았지만 상대의 속내를 들여다 보지 못했던 부부가 진정한 인간으로 서로를 알게되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진짜 밉상이죠.(웃음) 그런 유재학을 밉상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처음 제 목표였어요. 누군가에게 미워 보이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재학이는 어려서부터 나쁘다, 잘못됐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동시에 이성이 매우 강했죠. 그래서 자기가 저지른 잘못(불륜)이 얼마나 큰지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동시에 최악의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죠.”
지진희는 재학이라는 인물이 완성될 수 있었던 공을 파트너인 김지수에게 돌렸다. 헌신적인 아내에서 남편을 증오하고 나중에는 이혼을 요구하는 등 극단적인 감정의 폭을 감내했던 김지수 덕분에 재학이라는 캐릭터가 생명력을 가졌다고 여겼다.
“파트너 복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수가 정말 잘했죠. 매우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 친구만 보고 있어도 감정이 전해졌고 긴장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지수하고 같이 하는 장면에서는 NG가 한 번도 안 났거든요. 그만큼 제가 긴장을 했다는 의미겠죠. 촬영이 아닐 때는 지수가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재미있게 해주려고 노력했어요.”
지진희는 김지수를 칭찬한 데 이어 최영훈 감독, 하명희 작가는 물론 스태프들까지 언급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자랑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따뜻한 말 한마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빼놓지 않고 스태프들의 공을 언급했다.
“드라마 끝나고 이번처럼 개운하고 후련하게 끝났던 적은 처음이에요. 100가지가 있다면 2~3가지는 문제가 있거나 안 맞았는데 이번에는 그 100가지가 다 만족스러운 느낌이랄까요. 감독님은 기복 없이 현장을 매끄럽게 이끌어 가는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어요. 하명희 작가님은 처음에 대본 걱정 말라고 그러셨는데, 진짜로 대본이 늦게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죠.”
‘따뜻한 말 한마디’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 밀려 월화극 2위로 극을 마감했다.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웰메이드 불륜극’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때문에 방송가에서는 대진운이 나빴다는 역성(?)이 나오기도 했다.
“저는 시청률이 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시청률로 표현 못할 작품이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줬고 또 봐줬거든요. 처음에 드라마 출연을 하기로 하면서부터 시청률이 엄청 대박이 날 거라고 생각 안했어요. 다만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진실된 걸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올림픽 때문에 결방도 있었는데 시청률은 꾸준했어요. 그래서 ‘보는 사람은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죠. 저는 이 작품이 함부로 (채널을) 돌리는 드라마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기분 좋게 2014년을 연 지진희는 올 한해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넘어 중국, 홍콩에서 연이어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올 연말에는 스크린을 통해 팬들과 만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올해는 쉴 틈이 없을 것 같아요. 2년 전에 찍은 중국에서 찍은 영화 '길 위에서'가 올해 개봉하거든요. 그래서 내일 모레는 중국에 가봐야 해요. 또 ‘따뜻한 말 한마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시원이(슈퍼주니어)하고 홍콩 영화 ‘적도’를 촬영했어요. 올 겨울을 목표로 현재 후반 작업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긍정적으로 영화 미팅을 진행 중이에요. 많이 기대해주세요.(웃음)”
plokm02@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