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클래식 SWOT] 재창단 성남FC, 제2의 전성기 올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06 12: 58

해체의 위기를 넘긴 성남이 일화 천마가 아닌 성남FC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시즌 성남은 8위에 머무르며 아쉽게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설상가상 시즌 후반부터 해체설과 연고지 이전설에 시달리며 팀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다행히 비시즌 성남시의 시민구단 재창단이 확정됐다. 사령탑도 안익수 감독(49)에서 박종환(76) 감독으로 바뀌었다. 과연 올 시즌 성남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일까.
▲ S(Strengths, 강점) 주축전력 건재, 조직력으로 승부한다.

성남은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주축선수를 대거 잃을 것으로 보였다. 아무래도 시민구단의 예산이 기업구단에 비해 많을 수 없기 때문.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민구단과 성적과 흥행을 염두하고 있다. 선수들을 잃을 수 없다”며 주축선수들의 사수를 선언했다. 결국 성남은 김동섭, 김태환, 박진포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비롯해 제파로프까지 지킬 수 있었다.
비록 지난 시즌 중위권에 그쳤지만 성남은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다른 팀들이 새로운 멤버들과 손발을 맞추는 동안 성남은 조직력으로 승부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즌 초반 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W(Weaknesses, 약점)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지난 시즌 성남은 38경기에서 51골을 넣어 경기당 1.3골을 뽑아냈다. 수비는 경기 당 1.1골을 먹었다. 공격력이 매우 뛰어난 것도 아니고, 수비가 견고한 것도 아니다. 팀 컬러가 불확실했다. 선제실점을 허용했을 때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화력이 떨어졌다.
팀이 뽑은 51골 중에서 원톱 김동섭이 14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를 받쳐줄 선수들의 득점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김동섭이 막혔을 때 대안이 없다. 제파로프(6골)와 김태환(3골) 등 제2 공격옵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 O(Opportunities, 기회)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정신력
박종환 감독은 한국축구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을 1984년 멕시코 청소년월드컵 4강으로 이끈 ‘붉은악마’ 신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천마일화를 명문구단으로 이끌었다. 강인한 정신력과 전원이 뛰는 기동력을 강조하는 ‘벌떼축구’는 현대축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한편으로 박 감독의 축구를 ‘구식축구’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도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축구에서 제대로 통하겠냐는 것. 이에 대해 박종환 감독은 “내 축구가 옛날축구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축구는 다 똑같다. 파도축구로 다 쓸어버리겠다”며 후배 감독들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해체위기를 견디며 더 단단해진 성남의 정신력은 타구단과 비교해 기회가 될 수 있다.
▲ T(Threats, 위협) 시민구단의 한계, 벗어날 수 있을까
성남은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박종환 감독의 선임을 두고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기가 끝나면 SNS를 통해 구단 사정이 실시간으로 뜨는 세상이다. 과연 박 감독이 손자뻘 되는 선수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시민구단은 때로 정치적 배경에 의한 외압을 받을 때가 있다. 또 구단운영비 역시 대기업 구단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 전력보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다. 수도권이란 이점에도 불구, 성남은 관중동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로 발표한 유니폼 역시 촌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흥행실패는 구단운영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성남의 창단 첫 시즌 성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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