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소포모어 징크스 깼다..결론적으로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3.20 16: 08

배우 김고은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배우임을 증명해냈다. 결론적으로.
지난 13일 개봉한 '몬스터'는 연쇄 살인마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미친 여자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다룬 작품. 영화 '오싹한 연애'의 황인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고은, 이민기가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영화의 흥행은 부진에 가깝다. 개봉 당일과 다음 날은 1위에 올랐지만, '우아한 거짓말'의 기세에 밀려 곧바로 순위가 떨어졌다.

'몬스터'의 부진은 작품성 문제가 아니라 사실 취향의 문제다. '우아한 거짓말'과 비교한다면, 이 영화는 다소 심심한 구석이 있고 원작의 감동에는 못 미치지만 배우들의 연기나 메시지 자체가 좋아 긍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이고 '몬스터' 역시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신선한 면이 있지만 괴작이라는 평이 많다. '못 만든 엉터리 작품'이 아니라 괴상한 작품. 즉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음을 뜻한다.
그래도 배우들은 건졌다(물론 감독의 독창성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김고은이나 이민기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충무로를 이끄는 젊은 배우군에 속함을 입증했다.
특히 전작 '은교'로 센세이셔널한 데뷔를 한 김고은이 소포모어 징크스(첫 작품에서 성공한 후 내놓은 두 번째 작품이 흥행이나 완성도에서 첫 작품에 비해 부진한 상황)를 보일까가 세간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김고은은 소포모어 징크스를 보였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은교'가 이슈성을 흥행 성적(134만여명)이 따라가지 못했음을 상기할 때, 김고은의 무기는 흥행 여부에 따른 것이 아니었고 이미 그 자체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배우에 속했다. 감성적이면서도 본능적으로 연기하고,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특별한 마스크를 지녔다. 
한 영화 관계자는 "'몬스터'에서 김고은은 애매모호한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만든 느낌이 강했다. 캐릭터는 정확하게 갈피를 못 잡고 있는데 그걸 김고은이 연기력으로 커버한 부분이 있었다. 귀여웠다가. 광기어렸다가. '몬스터'는 스토리가 아닌 캐릭터의 영화다"라고 전했다.
다만 '은교'와 '몬스터'가 둘 다 여배우들이 자주 만날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인 것을 상기할 때, 앞으로 좀 더 평범하고 밋밋한 캐릭터를 만나도 잘 해낼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김고은의 다음 영화는 이병헌,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 사극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다.
ny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