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문태종-클라크, 나이는 숫자...LG-KT의 맏형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25 06: 51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1975년생 문태종(LG)과 아이라 클라크(KT)를 보면 그렇다.
창원 LG는 24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산 KT를 71-61로 제압했다. 2연승을 달린 LG는 26일 부산에서 열리는 3차전을 잡으면 3승 무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
4쿼터 KT의 숨통을 끊은 선수는 ‘해결사’ 문태종이었다. 그는 4쿼터 얻은 자유투 4구를 모두 침착하게 성공시켜 KT의 추격을 뿌리쳤다. 특히 스틸에 이은 속공상황에서 아이라 클라크에게 속공파울을 얻어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3쿼터까지 야투 7개를 던져 하나를 넣었던 문태종은 4쿼터 활약으로 부진을 만회했다.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는 아이라 클라크였다. 전반에만 19점, 8리바운드를 올린 클라크는 KT의 공격을 혼자 책임지다시피 했다. 클라크의 활약에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까지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마흔 살이 무색할 정도로 근육질인 클라크는 골밑을 파고들어 호쾌한 덩크슛까지 두 방을 터트렸다. 클라크는 36분 가까이 소화하며 23점, 14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문태종은 팀의 막내 김종규(23)보다 무려 16살이 더 많다. 큰 삼촌과 조카뻘이다. 클라크는 손규완(40) 코치보다 불과 한 달 늦게 태어났다. 손 코치는 이미 5년 전에 은퇴했다. KBL의 산역사인 주희정(37)도 두 선수 앞에서는 한 수 접어야 한다.
농구는 체력소모가 극심한 스포츠다. 어떻게 두 선수는 불혹까지 팀의 중심으로 뛸 수 있는 걸까. 철저한 자기관리가 공통점이다. 문태종은 철저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비시즌에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이미 몸을 만들어 와서 팀 훈련에 임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1975년 1월 15일에 태어난 클라크는 비시즌 모교 텍사스대학에서 스무 살 가까이 어린 선수들과 운동을 함께 한다. NBA 슈퍼스타 케빈 듀런트와 1 대 1로 자웅을 겨룬 적도 있다고 한다. 클라크는 장을 봐서 영양가 높은 음식을 직접 만들어먹기도 한다.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 식품은 멀리 한다. 오랜 선수생활의 노하우다.
2연패에 몰린 KT는 26일 부산에서 4강 3차전을 치른다. 2주 동안 하루걸러 8경기를 치르는 살인일정이다. 하지만 ‘큰 형님’ 클라크가 가장 오래 뛰면서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새파란 동생들이 피곤하다고 내색하면 안 되는 상황이다. 클라크 눈에는 31살 조성민도 한창 뛸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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